한국일보

휴식은 에너지의 원천

2013-07-24 (수)
크게 작게
사람들은 대체로 만족보다는 불만이 더 많다. 그 원인은 보통 자신도 모르게 쌓은 벽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사회제도나 남들의 잘못을 탓하기 일쑤다. 이러는 한, 우리 자신의 스트레스나 불안감 등 편치 못한 마음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고 정신과 전문의들은 말한다.

이에 대해 한국의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이무석 교수는 잠깐의 멈춤, 혹은 잠시 쉼으로 그 해답을 제시한다. 나에 대한 변화를 그는 평생 처음 여름휴가를 다녀온 한 여성과 가진 상담내용을 예로 들었다. “모처럼 찾은 휴양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해변에 나갔어요. 하늘에는 평소 집에서 보던 하늘과 달리 반짝거리는 수많은 별이 보였어요. 모래사장을 뛰노는 아이들과 남편의 웃음소리, 밀려오는 파도소리가 귀에 들어오니 “아 이게 휴식이구나!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왔죠. 바닷가에서 이렇게 보낸 시간은 불과 얼마 안 되지만 나는 30여년 평생 처음으로 휴식을 누린 기분이었어요.”

세상에는 이런 종류의 사람이 생각 외로 꽤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삶이 열심히 뛰지 않으면 안 되다 보니 제대로 쉼을 못 갖고 정신없이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천신만고 끝에 이룬 것은 있어도 왠지 만족감이 없고 마음이 공허하며 행복감이 없는 부류이다.
인간은 자신을 알고 이해하고 성숙해지면서 거기에서 오는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존재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내면을 먼저 이해하고 자기를 분석해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랬을 때 해변가를 찾은 여인처럼 마음의 평온,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앞으로 달리기만 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삶의 마디마다 그 과정을 소중히 여길 때 비로소 단단한 대나무 같은 인생이 될 수 있다. 무작정 오르기만 하다보면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의 줄이 끊어지기 십상이다.


눈만 뜨면 쉬지않고 달려야 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 똬리를 틀고 있는 강박증과 피로, 스트레스는 자신의 내면을 소리없이 갉아먹고 있다. 사소한 일에도 지속되는 교감신경의 과잉흥분으로 쉽게 열을 올리고 불안과 공포심에 떨 수밖에 없다.

“진정한 전진은 멈춤에 있다”고 한국의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는 말한다. 건강한 육체, 건강한 정신이 깃들려면 이따금 멈춰 서서 잠시 쉼을 취해주어야 한다는 것. 그 때 창조적인 새 에너지와 열정이 정신세계에 끝없이 솟구쳐 무슨 일이든 활력있게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싱그러운 대자연에서 심호흡을 해보고 맨발로 잔디밭을 걸어보고 새떼들의 지저귐에도 귀를 기울이고 바람결도 느껴볼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 때 나오는 탄성은 에고 인(ego in)의 심리상태가 되어 자연스럽게 의식이 내면으로 흐르게 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어디론가 떠나보자.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휴식‘이란 단지 쉬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재충전, 재정비의 의미가 있어야 한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유명한 ‘유레카(일명 찾았다)‘ 즉 ‘금의 순도 발견‘이 목욕탕안에서 휴식중에 나왔고, 월광곡을 위시한 베토벤의 여러 명곡들이 조용한 산책중에 나왔다는 것은 휴식이 얼마나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인가를 말해준다.

“휴식은 곧 회복이다. 짧은 휴식일지라도 회복시키는 힘은 상상 외로 큰 것이니 잠깐의 쉼으로 쌓인 피로를 풀어야 한다.”고 한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나, “휴식이란 게으름도 사치도 아니다. 필수적인 것”이라고 한 아일랜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 같은 위인들의 말은 모두 창의적인 에너지나 새로움이 휴식에서 나올 수 있도록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juyoung@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