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아파트‘새치기’입주
2013-07-19 (금) 12:00:00
노인아파트를 비롯한 정부지원 저소득층 주거시설 관련 사기엔 여러 가지가 포함된다. 소득과 재산 규모에 따라 책정되는 월 렌트를 적게 내려고 적당히 낮춰 쓰는 입주자의 신청서류 허위작성에서부터 관리회사나 컨트랙터, 인스펙터 등의 부실 서비스와 과다청구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연방 주택도시개발국(HUD)의 “무엇이 사기인가”라는 신고 안내엔 우리에게 낯익은 ‘사기’ 항목이 있다. 새치기 입주 알선 대가로 뇌물을 주고받는 행위다.
지난 주 LA에서 10월 입주예정의 44유닛짜리 저소득층 아파트가 입주신청을 받았다. 캄캄한 새벽부터 모여든 900여명이 장사진을 이루었다. 관리담당자들은 “어떤 이유로 우선권을 주는 일도, 어떤 이유로 차별을 하는 일도 없이 공정한 추첨으로 선정할 것”이라고 초조한 입주자들에게 거듭 다짐했다.
지난 16일 LA 한 노인아파트 한인거주자들은 특정 신청자들에 대한 신청서 사전 배포와 이례적으로 빠른 신청 후 수개월만의 입주에 대해 부정 의혹을 주장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관리회사측은 “합법적”이라며 항의주장을 일축했다. ‘새치기 입주’ 여부는 당국에 신고가 접수되고 조사결과가 나오면 밝혀질 것이다.
저소득층 아파트 입주다툼은 이처럼 경쟁을 넘어 전쟁의 수준으로 들어섰다. 예산삭감으로 신축은 줄어들고 수명은 늘어나는 요즘 미 전국적으로 공통된 현상이지만 남가주의 LA 코리아타운, 아르메니아계 밀집지역인 글렌데일 등 이민커뮤니티에서의 노인아파트 입주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민족학교의 설문조사 발표에 의하면 입주신청 후 4~8년, 8년 이상 기다린 경우가 4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확실하니 공급사정은 속도가 늦더라도 꾸준히 개선될 것이다. LA신임시장도 노인아파트 추가건립을 공약했으니 최선을 다할 것이다. 대기기간이 조금씩 짧아진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신청자가 순서대로 기다렸을 경우다. 지난 수십년 한인사회에서 그랬듯이 급행료를 건네며 끼어드는 새치기가 계속된다면 대기기간은 짧아지기는커녕 더욱 길어질 것이다.
이젠 양심에 호소하는 캠페인으로는 부족하다. 노인아파트 ‘새치기 입주’ 근절을 위해선 적극 신고에 나서야 할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