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늘도 땅도 행복한 날

2013-07-1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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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숙(유스패밀리 앤 포커스 대표)

정다운 얼굴들이 낯이 익다. 작년, 재작년 캠프에 왔던 아이들이 훌쩍 커서 또 이번 오리엔테이션에 온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캠프경험으로 인한 흥분된 기대를 처음 참석해 어색해 하는 아이들의 마음에 쉽게 전염 시키는 긍정적 에너지를 부어준다.

첫날 새벽 6시에 기상해서 헤비테트, 양로원, 교도소 레스큐 미션으로 나누어 봉사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은 피곤함을 마치 훈장처럼 기쁨으로 달고 돌아와 땀으로 쩔어 젖은 몸을 시원하게 씻어내고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깨달음을 아이들앞에서 발표하는 전체 미팅을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앞에서 자신들이 준비한 춤과 노래, 악기 연주 그리고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 흘리던 눈물, 그것이 눈물바다가 되어 눈이 붓도록 울었던 경험들, 그리고 자신의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태도들과 마음들을 반성하고 사랑의 표현을 다짐하는 아이들, 홈레스 셸터, 헤비테트에서 뻐근하도록 일하며 배운 것들, 자신들이 가지고, 누리고 있는 환경적인 축복에 대해 감사할 줄 몰랐다.

힘들게 일하는 부모님에 대해 감사하지 못했던 자신들의 이기를 반성하며 돌아보는 아이들, 교도소에서 만난 재소자들의 뼈아픈 후회와 자책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들과 똑같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세상에서 인간이하의 삶의 살아야 하는 것을 보고 충격적인 깨달음을 통해 재소자들을 향한 인간적인 이해와 동정, 그리고 나가서는 자신들이 누리는 자유와 선택의 가능성과 기회가 얼마나 무한한 행복이고 축복인 것을 깨닫는 감사가 아이들의 가슴을 적시는 시간들이다.

이렇게 1주일을 보내는 아이들은 근육통이 생길 정도로 피곤한 육신이 되어가지만 영혼은 그들의 눈동자처럼 초롱초롱 맑고 깨끗해지는 것을 보게 된다. 아이들의 영혼에 생기와 기쁨으로 채워지며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나를 늘 울게 하는 이유이다. 서너 번이나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어버린 나, 그리고 만마디보다 더 깊은 의미를 가진 심장에서 흐르는 깊은 감동의 눈물이 아이들속에도 나누어지는 아름다움을 우리는 함께 공유했다.

공부에 피곤했던 아이들, 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저 자신들의 내면에서 충돌하고 있는 정체성, 자존감 등의 모든 이슈들을 누르며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 있었던 아이들이 이웃의 어려운 사람들을 섬기며 그 긴장과 스트레스 갈등이 있었던 자리가 인간에 대한 동정과 사랑과 연민으로 가슴들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마음으로 채워지는 시간들 이었다.

마지막 캠프 파이어의 늦은 밤, 나는 이 캠프가 끝나고 나서도 이 행복한 얼굴들이 그들의 학교, 가정에서도 그대로 활력소가 되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눈물의 당부가 나의 마지막 인사말이 되자 아이들도 함게 눈물로 응수를 한다.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감동과 감격으로 또 가슴을 채울 수 있는 캠프로 내년에 다시 만나기를 다짐하며 새벽 별을 보며 스모어를 구어먹고 함께 웃음소리로 하늘을 채우고 있는 우리가 된다. 하늘도 땅도 그리고 우리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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