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단과 기성교회

2013-06-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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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 (목사)

옛날, 유대나라에서도 한국의 철수, 영철, 영자, 순자 이름처럼 ‘예수’란 이름이 흔하였다. 유월절에 예수 대신 풀러난 강도 바라바도 그의 라스트 네임은 ‘예수’였다. 마리아란 이름도 흔하여 신약성경에 나오는 여러 명의 마리아에 대해 혼돈할 수밖에 없다. 막달라 마리아, 아베 마리아, 다른 마리아 등등. 그래서 초대교회 때부터 예수의 행세를 하고 다니는 사이비 예수가 많았다. 그것이 ‘자칭 예수이단’이다. 예수가 워낙 유명한 분이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도 6.25 후 박태선이란 사람이 용문산에 나타나 자칭 ‘감람나무 예수’라 하면서 심지어 자신이 세수한 물을 마셔도 병이 낫는다 하며 사이다병에 넣어 팔았다. 옛날 필자의 친구 한 사람도 ‘자칭 예수’라던 이뢰자 사이비교에 빠져 인생을 망쳐 버렸다. 이뢰자는 자신이 죽으면 사흘 만에 부활한다고 거짓말 하였고 마침 여름날 동네 저수지에 목욕하러 갔다고 빠져 죽었는데 열흘이 지나도 부활은커녕 시체 썩는 악취만 동네를 진동시켜 큰 망신만 당하였다 한다.


가수 나훈아가 유명해지니 너훈아, 니훈아 등이 나훈아 행세를 한다는 것도 이단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해야 할까. 참으로 더 이상한 일은 어떤 사람들은 진짜 나훈아 보다 가짜 너훈아를 더 좋아한다는데 있다.

진짜 예수보다 가짜예수 이단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보면 한국의 모 명문대 출신도 있고 제법 똑똑하고 의식 있는 사람들이 교주의 잘못 해석하는 요한계시록의 예수재림 강해에 현혹되어 질식된다는 것이다.

요즘 사회적 문제로까지 걱정들 하고 있는 ‘신천지교’의 동영상만 보더라도 유식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 중에는 그 교회가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 속에 젖어들고 있는 또 다른 이유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건 바로 기성교회에 대한 강한 반발의식, 적대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그들 대부분이 기성교회에 몸담고 있었던 성도들로서 기성교회의 외도와 비리에 식상한 계층이었고, 또 하나는 기성교회에서 소외된 계층이었다. 그래서 그들이 운집한 대형집회의 분위기를 보면 교주가 강단에서 기성교회의 비리와 병폐를 노출시키고 규탄하자 청중들은 무조건 ‘아멘’으로 일치단결하였고 마치,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은 거대한 불만토로의 장소로 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차제에 우리 기성교회와 목회자들은 적은 반성을 해야하지 않을까. 교리적으로 “우리는 이단이 아니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젠 행위로 이 사회에 빛을 비추어야 하겠고, 중세 면죄부에 원인제공을 했던 구원문제, 천당.지옥 문제 등에만 엎어질 게 아니라 복음서의 교회사명의 본질을 인식하고 ‘소자 한 사람’ ‘99의 양보다 한 마리의 양을 더 소중히 여기는 정신으로 목회할 때 이단은 근절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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