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변씨 피살사건, 지속적 관심 필요하다

2013-06-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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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우(사회 1팀 기자)

실종 사흘 만에 살해된 채 발견된 변영주씨 사건이 장기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벌써 사건이 발생한지 3주가 넘어가고 있지만 경찰은 용의자를 검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한인회와 뉴욕한인사법경찰자문위원회, 한인권익신장위원회, 뉴욕총영사관 등 한인사회 관계자들이 잇달아 관할 경찰서인 108경찰서와 지미 밴 브래머 뉴욕시의원을 방문해 조속한 범인 검거를 촉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사는 전혀 진척되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다.변씨 사건을 취재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뉴욕시의 살인사건 해결 비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9%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내 주요 대도시의 살인사건 해결 비율이 평균 55~65%인 점을 감안할 때 뉴욕시 살인사건 해결비율은 크게 떨어진다.

미궁에 빠진 채 해결되지 않고 있는 한인살인 사건과 실종사건도 많았다.
지난 2004년 플러싱 한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피살된 채 발견된 데이빗 박씨 사건도 아직 범인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같은 해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브롱스의 한 골목에서 쓰레기봉투에 넣어진 뒤 변사체로 발견된 이유진(남·22)씨의 사건도 용의자를 체포하지 못한 채 벌써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당시 경찰은 사체를 부검한 결과 이씨가 가슴에 45구경 권총 1발을 맞고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2001년에는 퀸즈 우드헤이븐에 3층짜리 빌딩을 소유한 한인 보석상 우명식(53)씨가 권총 강도에 피살됐다. 경찰은 녹화된 용의자의 모습을 확보하고 몽타주를 작성해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였지만 끝내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 2003년에도 플러싱에 거주하는 20대 한인 여성 이미경씨도 일을 마치고 귀가한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주요 한인사건이 미제로 남는 데는 미 언론의 관심 부재에도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2002년 발생한 이종림씨 피살사건은 한인사회에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이 씨는 자신의 아파트 입구에서 괴한의 벽돌에 머리를 맞고 숨졌으나 1년이 넘도록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ABC 방송이 뉴욕시에서 발생한 아시안 관련 혐오범죄 특집 프로그램에서 이씨 사건을 소개한 뒤 다시 경찰의 수사가 활기를 띄기 시작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범인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고 변영주씨 사건도 사망한 채 발견된 당시에는 수십여 미 언론사들이 변씨의 가족들과 경찰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며 무수히 많은 기사를 양산했다. 하지만 그 이후 변씨 사망사건과 관련된 미 언론의 기사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변씨의 억울한 죽음을 풀기위해서라도 한인사회에서의 지속적인 관심 유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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