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당당한 노후를 위하여

2013-06-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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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애자 (시인/수필가)

오래전 책을 좋아하는 친구가 노후를 대비해서 고령화 시대 우리가 준비해야 할 신지혜가 써 있어 미리 읽어 두면 좋다면서 소노 아야코가 지은 ‘당당하게 늙고 싶다.’ 라는 책을 빌려 주었다.

겉표지 뒷면에 당당하게 살기 위해 갖추어야 할 7가지 능력이 굵은 글씨로 써 있어 첫눈에 들어 왔다. 자립할 것, 죽을 때 까지 일 할 것, 늙어서도 배우자, 자녀와 잘 지낼 것, 돈에 얽히지 않는 정신을 가질 것, 고독과 사귀며 인생을 즐길 것, 늙음,질병, 죽음과 친해질 것, 신의 잣대로 인생을 볼 것! 등이 있어 내용이 궁금해 책장을 넘겨 보았다.


큰 제목으로 어찌하여 노인은 지혜를 잃었는가, 진정한 자립과 행복의 주제로 사는 법, 죽을 때까지 일하며 사는 법, 늙어서도 배우자·자녀와 잘 지내는 법, 돈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고 사는 법, 고독과 사귀며 인생을 즐겁게 지내는 법, 늙음, 질병, 죽음과 친해지는 법, 신의 잣대로 인생을 보는 법 등이 써 있었다. 그리고 소제목으로 고령은 자격도, 지위도 아니다, 죽을 때까지 일하고 놀고 배워야 한다. 혼자 노는 습관을 배운다. 죽음과 친숙해 진다. 뺄셈의 불행, 덧셈의 행복 등등 57개가 목차란에 나열되어 있었다.

왠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면서 나이가 든 다는 것, 늙는다는 것이 실감이 나 우울하고 슬프고,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흔적이 없는 사라짐이 아름답다’ 라고 표현한 글이 있는데 과연 그리 할 수 있는 것인지 머지 않아 닥칠 자신의 노후를 생각해 보았다.

소노 아야코 부부는 지금까지 써 온 육필 원고를 모두 태웠다고 했다. 문학관과 상등에 집착하며 왜 세상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길 원하냐면서 자기는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살아서 무리를 해도 죽으면 잊히기 마련이라고 표현 했고, 육체가 사라짐과 더불어 존재 전부가 깨끗하게 흔적없이 사라지는 것이 이 세상에 대한 죽은 자의 예의라고 했다.

옛말에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기고, 동물은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고 해서 나도 언젠가는 그동안 쓴 원고들을 정리해서 책을 만들어 세상 사람들에게 남길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삶의 줄을 놓기 전에 자기 주변을 흔적을 남기지 말고 깨끗이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두 생각들이 오락가락하여 무엇이 옳은 길인가 머뭇 거려 졌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고령화의 사회 속에서 행복한 노년을 위해 외부적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능력을 갖추어야 된다고 하면서 저자는 책을 마무리 했다.
머지않아 닥칠 노령화가 웬지 두려워지고, 삶의 줄을 놓을 때 까지 애들에게 짐이 되지 않는 멋지고 보람된 노후 생활을 잘 해 낼 수 있을 런지 이른 감은 있지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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