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골프와 한인사회

2013-06-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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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재(뉴욕한인골프회 전 회장)

나는 1973년에 미국에 왔다. 흔히들 말하는 아메리칸드림이라기 보다는 다른 세 가지 목적을 가지고 이 땅에 왔다. 첫째가 5년간 수련의 과정을 거쳐 어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두 번째가 여기서 골프를 배우고 잘 쳐보자는 다짐과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전곡을 수집한 후 내 고향, 내 고국 대한민국으로 되돌아가고 싶었던 게 당시의 내 생각이었다.

전문의 자격을 그럭저럭 취득하고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이 땅에 오자마자 연습한 것이 1973년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골프장에 나간 것이 1978년이니 벌써 꽤나 되는 세월이다. 두 악성의 레코드판 수집은 모으다가 이제는 유튜브로도 들을 수 있는 시절인지라 모으기를 그만둔 지가 꽤나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내 책상 위에 펼쳐진 한국일보 전면광고에 나와 있는 오는 6월20일 롱아일랜드 미들아일랜드에서 개최되는 ‘제1회 봉황기쟁탈 한인단체대항 골프대회’에 관해 읽고 있다. 그 취지가 ‘골프를 통해 한인사회의 화합과 친선을 도모한다고 나와 있다. 참 좋은 취지하에 한국일보와 내가 오랫동안 몸담아 왔던 뉴욕한인골프협회가 공동주최로 한다니 뜻 깊은 행사이자 동시에 골프에 한인사회를 생각케 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골프를 조금 알기 시작하면서 브루클린 한인골프회 창립에 내가 참여한 것이 1984년이다. 당시 머린 팍 골프장에 왔다 갔다 하던 한인골퍼들이 만든 단체이고 지금도 활발히 1주일에 한두 번 모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로서는 뉴욕의 5개보로에 한인골프회가 형성되어 골프를 통한 이민자끼리 회포풀이와 친선을 도모해 왔다. 그러다가 골프토너먼트가 한인사회의 주요 모금행사로 변천해갔고 지금도 그와 같이 하는 것을 보고 있다. 아니 할 말로 골프인들이 자신의 건강차원에서 스포츠를 즐길 뿐만 아니라 한인사회 현안에도 관심과 적극적 참여를 해왔다 하여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제는 뉴욕한인골프회가 봉황기쟁탈 한인골프대회를 50만이 살고 있는 대뉴욕지역 한인들의 화합과 단결의 기치를 높이 들고 그 행사 주최가 되니 한때 협회를 이끌었던 한 사람으로서 감회가 깊고 그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우연이지만 연초에 결성된 내 고향 진주의 진주골프동호회(회장 손영철)가 한국일보의 광고를 본 후 선발전을 거쳐 동호회 대표선수 4명을 출전시키고 있다. 우리 동호회 선수들의 선전, 페어플레이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아울러 오는 20일의 대회 참여가 그들의 이민생활에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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