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두 다 지나가리라’

2013-06-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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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뉴저지)

지난 허리케인 때 일이다. “에리카 에리카!” “차고 문을 열어라!” 옆집 아주머니의 황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한참 후 암흑같은 바람소리와 함께 불자동차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우리 큰 아이의 소리. “엄마 빨리 나와 봐” 암흑 같던 바깥이 순식간에 환하다. 웬일일까? 벼락이 떨어져 집안을 덮쳤다니? 부엌문을 열고 덱을 나가면 늘 아름드리 쿠키네 큰 나무가 내 마음을 짠하게 했다. 6년이란 세월을 지나 나는 지금 집으로 이사를 했고 백발이 된 쿠키를 보고 무척 마음이 아팠다. 어쩐 일로 너의 머리가? 답은 큰 애를 해군, 작은 애는 육군에 보내고 난 뒤의 기다림, 재물, 사랑이 자신을 변하게 했노라고. 쿠키네도 파손당한 집을 수리해서 6개월 만에 이사 들어오고, 애물덩어리 아름드리 나무도 잘라내었다. 너무 기뻤다. 진실한 내 친구 쿠키. 오늘 그녀를 위해 기도한다. 그녀의 형편이 더 나아지도록! 동그란 촛불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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