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고 변영주씨 가족 돕기에 힘 모으자

2013-06-04 (화)
크게 작게
졸지에 참극을 당한 고 변영주씨 가족돕기 성금 모금운동에 한인청과협회가 발 벗고 나섰다. 숨진 변씨의 어려웠던 이민생활과 가정생활, 그리고 그의 죽음이 가슴 아픈 현실로 와 닿기 때문이다. 변씨는 1996년 결혼 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루이지애나 주에 선교사 종교비자로 도미했다. 그리고 5년 뒤 뉴욕으로 와서 사망 전까지 이혼한 전 남편과 아이들 세 명과 함께 한집에서 살다가 하루아침에 변을 당한 것이다.

변씨는 지난달 24일 퇴근길 실종 사흘 만에 퀸즈 우드사이드 도로변에 세워진 자신의 차량 트렁크 안에서 타인에 의해 목 졸려 숨진 채 발견돼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당시 변씨는 검은색 대형 비닐봉지에 쌓여 있었으며 트렁큰 안에서는 상당량의 반찬과 본인의 가방, 현금도 함께 발견된 상태였다고 한다.

변씨는 퀸즈 한인마켓 반찬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던 중 사건당일 심야 근무를 마치고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직장을 떠난 후 행적이 묘연한 상태였다. 그의 죽음이 더욱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그의 남편이 지난 10여 년 동안 청과업소에 야채, 과일을 배달해주는 딜리버리 일을 하며 가족을 돌봐왔고 숨진 변영주씨도 반찬가게에서 매일 12시간씩 밤일을 해가며 세 아이 뒷바라지를 열심히 해오던 중이었다는 점이다. 이제 변씨의 남편이 혼자 세 아이를 돌보아야 할 처지다.

한인청과협회는 이들의 불행이 남의 일이 아니라며 십시일반 힘을 모아 남은 가족에게 힘이 되고자 하는 뜻으로 한인들의 따뜻한 관심과 동포애를 구하고 있다. 경제는 물론 지금 매우 어렵다. 어려운 중에도 우리가 불행을 당한 이웃에게 마음을 함께 나눈다면 우리 사회가 훨씬 훈훈해질 것이다. 변을 당한 변씨 가족이 재기하는 데도 적지 않은 힘이 될 것이다. 어린 자녀 셋을 두고 눈을 못 감았을 변씨 역시 동족을 외면하지 않는 우리의 따뜻한 동포애를 본다면 저 세상에서나마 매우 훈훈해 할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비록 힘들지만 세 아이와 함께 실의에 빠져있을 변씨 가족이 다시 힘을 얻어 굳세게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희망의 불씨가 되어주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