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는 천사

2013-05-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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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 (아동문학가 / 목사)

미국의 여류 작가 얼마 번벡(Erma Bonbeck)씨는 신이 어머니를 창조하는 우화를 지었다. 이 최고의 걸작품은 여섯 쌍의 손과 세 쌍의 눈이 달렸다. 그의 신기한 입술로 키스하면 다리가 부러진 아이부터 실연당한 소녀의 슬픔까지 고칠 수 있다.
이 피조물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우면서도 가장 강한 마음을 가졌다.

신은 이 피조물에게 남 몰래 흘릴 수 있는 많은 눈물을 저장시켰다. 어머니 창조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신에게 천사가 불평하였더니 신이 대답하였다. “조금만 더 완전하게 손질해야겠다. 이 피조물은 나와 흡사하게 만들어보려는 거야!” 이 우화는 어머니를 신을 알 수 있는 지상의 상징으로 그리고 있다.


어머니의 사랑은 결코 바닥이 나지 않는다. 그 사랑은 지치는 법도 없다. 칭찬을 듣거나 욕을 먹거나 온 세상이 비난해도 어머니는 그 아들과 딸을 끝까지 사랑한다. 어머니는 퍼내도퍼내도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이기 때문에 모든 어머니는 부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ugly mother(징그러운 어머니)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모든 어머니는 아름답다.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남는 내 편이고 내 옹호자이며 내 변호인이다. 모두가 나를 의심해도 어머니만은 나를 믿으며 모두가 나에게 실망해도 어머니만은 나에게 끝까지 희망을 갖는다. 나를 위하여 진짜로 진실로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이 어머니이다. 어머니가 하시는 일을 조금만 적어보면 어머니를 사랑하고 존경해야 할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기저귀 갈기, 목욕시키기, 먹이기, 옷입히기는 물론이요 독창도 하고 춤도 추고 간호사 의사도 되고 잠 설치는 밤도 수 없이 이어진다. 아이와 함께 울고, 함께 앓고, 벌어지는 사고를 즉시 해결해야 한다.

놀아주고 책읽어주고 코 닦아주고 위험에서 예방하도록 하루 종일 신경을 곤두세운다. 엄마가 하는 일은 직접적인 양육뿐이 아니다. 양육을 위한 부수적 일이 더 많다. 배큠 걸레질 장난감정리 빨래 세탁 홋이불갈기 식사 준비 설거지 장보기 의사와의 연락 학교 교회학교 한글학교 보충수업을 위한 학원과의 관계 등 한없이 이어진다. 가정문제 전문가 테리 에프스틴 씨에 의하면 아이 둘을 키우는 어머니의 정신적 신체적 노동량에 해당하는 보수는 연봉 16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월급 달라는 어머니는 세상에 한 명도 없다.

어머니는 시인이다. 그래서 아이들 가슴에 아름다운 꿈을 그려준다. 어머니는 조각가이다. 그래서 어린 영혼들을 높고 고귀하게 조형해준다. 지구는 돌고 문명은 오고 또 갔으나 어머니라는 이름만큼 값진 이름은 인류의 역사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최선의 교육자이다. 대부분의 좋은 것은 엄마의 무릎에서 배웠고 대부분의 나쁜 것은 적어도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웠다. 엄마의 교수법은 아주 우수해서 엄마의 무릎 교실에서 낙제한 아이는 한 명도 없다.

어머니의 교육만큼 오래 가는 교육도 없다. 그 영향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진다. 어머니는 애인이다. 모든 인간의 첫 사랑은 엄마이다. 사람의 첫 주택이 엄마의 가슴이요 첫 침대가 엄마의 팔이며 첫 교실이 엄마의 무릎이고 첫 예배당이 엄마의 품이다. 어머니들의 사랑과 고생을 생각하면 모든 아들딸들은 마땅히 감사해야 하고 많은 아버지들은 회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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