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눈동자에 사랑을 담자

2013-05-2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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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열(목사)

어느 집사 부부에게 있었던 이야기다. 아내에게 피치 못한 일이 생겨 예배에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내는 남편에게 간곡히 부탁을 하였다. “여보! 내 몫까지 큰 은혜를 받고 오셔요! 그러려면 제 부탁을 꼭 들어주세요. 예배당에 가면 꼭 맨 앞자리에 앉으세요. 그리고 제발 졸지 말고 설교내용을 잘 듣고 와서 전달해주세요!” 남편은 처음 있는 아내의 부탁이라 그 말대로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남편 집사는그만 깜짝 놀랐다. 설교가 예상과 아주 달랐다. 같은 목사의 설교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단 말인가? “아! 설교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듣는 것이구나!” 사실 설교를 귓전으로 듣는 것은 헛것이다. 이 남편 집사는 은혜를 흠뻑 받았다. 기분이 새롭게 솟구쳤다. 집에 와서 부엌에 서 있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니 너무나 예뻤다. 자신도 모르게 아내한테 가서 아내를 꼬옥 껴안았다. 부부는 오래간만에 행복했다.


“여보! 오늘 무슨 말씀을 들었는지 내게 말해 줘 봐요.” 남편은 절대 비밀이라며 입을 열지 않았다. 궁금해진 아내는 하는 수 없이 감사의 꽃을 들고 목사에게 찾아갔다. “목사님! 제 남편이 어제 설교에서 많은 은혜를 받고 왔습니다. 무슨 내용의 설교를 하셨나요? 아내를 사랑하라 였나요? 아니면 무엇인가요?” 목사가 대답하기를 “네 원수를 사랑하라!”였다고 했다. 눈맞춤이 가져다 준 축복이었다.

부부들이 싸울 때 보면 대체로 눈을 서로 쳐다보지 않고 싸운다. 아내는 보통 부엌에서 혼자 궁시렁궁시렁 하곤 한다. 남편은 화가 나면 등을 돌리고 문간을 나서면서 한바탕 큰 소리를 지르고 나가버리곤 한다. 눈맞춤이 제대로 되면 마음이 열리고 은혜도 더불어 임한다. 눈과 눈은 서로 마주봐야 한다. 지난 월요일 밤 이웃교회 부흥회에 온 한 목사가 집회 첫 날 첫 시간에 한 눈맞춤에 관한 설교내용을 나누었다.
아기는 생후 한 달 쯤 지나면 자신을 바라보는 엄마나 아버지와 눈을 마주친다. 아이들은 이 눈맞춤으로 사랑을 먹고 사랑을 얘기하고 부모로부터 확인한다. 그래서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아이들은 소리를 크게 지르면서 운다. 사랑은 눈을 통해서 오고 간다. 정욕이 왕성한 젊은이들은 그래서 한 눈에 반하는 상대를 찾는다. 눈과 눈이 맞으면 사랑이지만 맘이 편치 못한 사람은 자신을 쳐다보면 보통 째려본다고 시비를 한다. 사람은 대체로 자기에 대해 자신감이 없으면 상대방의 눈을 보지 못한다. 상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은 굉장한 파워이다. 존경이고 리더십의 상징이다. 양 선수의 승패는 싸우기 전 이미 눈싸움에서 갈라진다. 눈맞춤의 힘은 얼마나 강력한지 귀신도 제압한다고 한다. 귀신이 가장 싫어하는 무기가 믿음으로 가득한 눈빛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어른의 눈을 쳐다보면 버릇없다고 하였다. 이것이 우리 아이들이 학교 가서 피해를 당하고도 교사의 눈을 바로 쳐다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때로는 가해자로 몰리기도 한다.

미국 남성들의 눈길은 매우 강렬해 여기에 속는 한국 여성들이 더러 있다고 한다. 클린턴이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눈빛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인남편들은 아내들에게 따뜻한 눈 푸근한 사랑을 많이 담아줘야 한다. 눈은 거짓말을 못한다.
점점 태양이 눈부신 계절이 다가온다. 움츠렸던 눈을 활짝 열고 저 높은 산을 바라보라. 우리 인생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바로 그 산으로부터 나온다. 천지를 지은 하나님을 높이 올려다보는 맑고 간절한 당신의 눈에 영롱한 하늘의 아름답고 신비한 빛들이 가득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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