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재외공관, 대통령의 당부 새겨들어야

2013-05-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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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한국의 박근혜대통령이 재외 공관장들에게 쓴 소리를 했다. 박 대통령은 엊그제 한국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제외공관은 현지 동포들의 애로사항을 도와주기 위해 있는 것이지 한국에서 오는 손님을 맞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재외공관은 재외동포들의 손과 발이 돼야 하는 기관이므로 본연의 임무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었다.

현재 해외에는 720만 명에 달하는 재외한인이 살고 있고, 15만 명의 유학생과 상당수 해외여행 국민들이 연일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재외공관의 업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그에 따르는 각종 민원해결과 한인사회에 필요한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매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한인사회의 반응은 언제나 재외공관과 공관원들이 하는 역할에 미흡함을 느껴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정부에서 오는 손님맞이, 혹은 일부 현지 한인들만 접촉하면서 한인사회에 위화감 조성 및 군림하는 듯한 인상을 적지 않게 주어왔기 때문이다.


오죽해야 이번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 해외공관원들에게 한인사회를 위해 투철한 서비스 정신과 책임있는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확실히 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겠는가. 물론 이번에 윤창중 사건으로 인해 해외공직자들의 기강을 바로 잡고 한인사회에 진 마음의 빚을 갚는다는 심정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은 사실일 것이다.

차제에 재외공관의 바른 역할 및 임무 환기와 자세전환을 촉구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처사라고 본다.실제로 공관이 한인사회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면 특별히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닌가. 공연히 비싼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 되는 연유다.

재외공관은 박대통령의 이번 당부를 소홀히 하지 말고 이제 진정으로 한인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대민 업무에 보다 심기일전하여 재외공관이 엉뚱하게 본국 손님맞이 기관이라는 오해는 더 이상 받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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