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노부모 모시기 소홀해서는 안 된다

2013-05-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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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 사상이 강조되는 가정의 달 5월에 일부 한인들의 부모학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한인들이 부모에게 신체 및 심리, 재정적으로 심한 학대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노인에게 이들이 가하는 학대는 신체적인 구타나 노인의 병환을 소홀히 해 질병이 더 심해지는 경우다. 또 노인이 매월 정부로부터 받는 웰페어를 빼앗기 위해 폭행을 가하거나 폭언을 서슴지 않는 행위 등이라고 한다.

가정문제 상담기관에 따르면 한인노인들의 학대 사례는 불경기의 여파로 갈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한인노인들이 학대를 당했어도 문화적인 차이로 신고를 기피해 실제적인 케이스는 더 많을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와일 코넬 메디컬센터가 최근 발표한 뉴욕주 노인 학대 실태조사 결과 60세 이상 뉴욕 거주 노인 13명 중 1명꼴로 각종 학대에 시달리고 있다. 센터가 60세 이상 노인 4,000명에게 학대 경험 여부를 전화로 설문 조사한 내용에는 7.6%인 304명이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상의 흐름이 어떻든 자신을 낳아 길러준 부모에게 몹쓸 짓을 하는 한인이 있다는 건 매우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연로한 부모를 나이 들고 힘없다고 함부로 방치하고 구타하면 그것은 패륜이다. 그런 부모에게서 자녀들은 무엇을 배우겠는가. 아이들이 행여 배울까 두렵다.

미국에 사는 한인노인들은 언어장벽에다 교통수단도 없어 마음대로 다니기 어려운 형편이다. 게다가 문화 충격에다 사회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생활하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닐 것이다. 그런 노인에게 구타를 한다거나 정부 보조금을 빼앗는 행위 등은 범죄나 마찬가지다.

한인은 어느 민족보다도 효 사상이 강한 민족이다. 비록 미국에 살지만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한국고유의 경로사상이다. 자녀들의 효 사상 교육을 위해서도 자녀가 연로한 노부모 모시기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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