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코리안 아메리칸의 존재이유

2013-05-15 (수)
크게 작게
김동찬(시민참여센터 소장)

세상만물의 존재의 의미는 무엇일까? 왜 이들 만물들은 존재를 하고 있고 또 존재하기 위해서 사투를 벌일까? 필자는 모든 만물들의 존재는 앞선 만물들의 정체성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존재도 가깝께는 부모, 더 멀리는 선산 김가 가문 그리고 한반도에 자리 잡았던 인류가 번식하고 씨족이 되고 민족으로 된 정체성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존재의 의미는 자신을 유지하고 자신이 남기고 싶은 것들, 즉 자신의 정체성을 후대들에게 물려주기 위함이라고 볼수 있다.

우리는 모국을 떠나 이역만리 미국에 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를 코리안 아메리칸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또한 미국 사회도 우리를 그렇게 부르고 있다. 이제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명칭은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하나가 되었다. 그러면 앞으로 우리는 이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정체성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우리의 근거지를 만들어야 한다. 뭉쳐 살면서 함께 정체성을 공유한 집단에게서 집단 근거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피를 나눈 가족도 흩어져 살게 되면 나중에 같이 살려고 해도 불편해서 살 수가 없다. 역사속에서 보더라도 동아시아 북부에서 1천년이나 역사를 이루면서 대제국을 건설했던 거란(요나라)이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당의 고구려 정벌 선봉대 역할을 하고도 당에 팽을 당하고 다시 발해를 무너뜨리고 요나라를 세웠다가 여진족의 금나라에 멸망을 당했다. 그후 몽골에 충성을 하여 원제국 건설의 일등 공신이 되어 서방정벌 선봉대 역할을 했던 거란이 결국 자신의 근거지를 상실하고 바닷물에 녹아든 소금처럼 사라졌다. 한인 커뮤니티의 근거지는 어디가 될까? 지금 모여살고 있고 한인 커뮤니티의 리더십이 발휘 될 수 있는 그런 지역이 근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커뮤니티의 리더십을 만들어내고 그 리더십에 의해서 미래를 준비하고 계획하고 실천하는 눈에 보이는 리더십을 형성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 사회에서 인정받는 코리안 아메리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속의 한인들은 중국계처럼 집단적 거주지를 형성하지 못한다. 중국계는 한번 터를 잡으면 그곳을 차이나 타운으로 만드는데, 한인들은 유목민 기질이 있어서인지 계속해서 더 나은 지역으로 옮겨간다.
셋째,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써 함께 동고동락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유하는 정서와 문화를 축적해 나가서 하나의 집단으로 우뚝 서야 할 것이다.

통신의 발달로 한국의 문화를 한국과 똑같이 받아서 사용하고 있는 관계로 한국 지향적인 문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문화권에서 살아야 하기에 그야말로 2중 문화속에서 살고 있다.우리도 살고 우리의 다음 세대들도 이곳에서 살아야 하는데 그들이 역사속에서 사라져간 거란과 같은 운명이기 보다는 자신의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미국사회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민족단위로 존재하면서 존경받는 그런 존재가 되도록 지금 부터 우리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노력에 더하여 집단 거주지역과 리더십 그리고 집단의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더욱더 좋겠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