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의 기도와 사랑

2013-05-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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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수필가)

어머니의 넓은 사랑 귀하고도 귀하다/ 그 사랑이 언제든지 나를 감싸 줍니다/ 내가 울 때 어머니는 주께 기도 드리고/ 내가 기뻐 웃을 때에 찬송 부르십니다.내가 아주 어린 피난 시절 교회 유치부에서 어버이주일에 이 찬송을 부를 때면 언제나 훌쩍훌쩍 울곤 했다 비록 어렸을 때였지만 왜 그렇게 이 찬송이 어린 나의 가슴을 감동으로 벅차 오르게 했는지 생각하면 코 끝이 찡해온다.

그때는 누구나 할 것 없이 피난 시절이라 어른들은 모두 고생과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나의 어머니는 이 찬송가의 내용처럼 우리들에게 너그럽고도 귀한 사랑을 끊임없이 베풀어 주셨고 우리 남매들이 낯선 곳에서 힘들어 할 때도 어머니는 언제나 기도로 감싸주곤 하셨다 ,그 때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세월은 6여 년이 흘렀지만 어머니의 사랑의 기도는 하나도 바래지 않고 더욱 더 영롱한 색채로 나의 가슴 하나 가득 넘쳐온다.


어느 누구에게도 비할 수 없는 폭 넓은 마음을 가지신 어머니! 어머니는 당신을 위한 바람이나 소원은 일체 없이 오로지 어렵고 굶주리고 병들고 고통에 허덕이는 북한 동족이나 중국의 조선족들 때문에 가슴아파 늘 뜨거운 눈물의 기도로 하나님께 하소연 하신다. 자식들이 자신들 생각만 하고 이기적으로 하는 행동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훈계하고 용서해주시는 사랑의 어머니!

우리 남매들은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와 성경말씀의 교훈 때문에 어린 시절은 물론이고, 훗날 다 성장해서 결혼한 후 지금까지도 한번도 의견이 엇갈리거나 자신들의 고집 때문에 다툼을 해본 적이 없었음을 고백한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다 자식들의 고향이며 편히 쉴 안식처이다. 우리 집 남매들은 모두 각자 가정을 가지고 집집마다 여러 자녀들이 모두 잘들 자라고 있지만 때때로 어느 가정이나 할 껏 없이 고난의 회호리 바람이 불어 닥칠 때 폭풍우가 거세게 내려 쏟아질 때도 믿음으로 강인했던 어머니의 신앙심을 생각하며 신앙안에서 믿음과 소망,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그러기에 우리 남매들은 어머니의 삶을 조금이라도 본 받기 위해 우리 가정 동산에 많은 나무를 심고, 꽃도 피우고, 열매들을 맺게 하고 있다.
어머니는 예나 지금이나 자식들이 무엇이든지 어머니에게 해 드리면 우리들의 손을 꼭 잡고 하나님께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 자녀들에게 영육간의 축복을 내려 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해주신다 .

온갖 풍파에도 올해 99세가 되신 자랑스러운 어머니, 하루 한시도 쉬지 않고 우리와 우리 자손들을 위해 그 깊고도 정갈한 샘물 같은 기도로 자녀들의 가정마다 채워주시는 고마운 어머니, 하나님께서 특별히 내려 주신 복의 근원을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간직하시는 어머니.

우리 남매들은 자녀들이 아플 때마다 먼저 어머니에게 달려가 기도를 받고 병원으로 가곤 한다, 그러기에 나의 삶은 항상 즐거움의 연속이다. 이제 나의 나이도 반평생을 훌쩍 넘어 섰다, 그 오랜 세월 끊임없이 어머니로 부터 간절하고 진실한 기도를 받으며 살아왔으니 우리 가정은 얼마나 축복된 가정인가. 우리 집안은 이 세상의 어떤 부자보다도 더 어머니의 기도와 사랑으로 마음 풍성하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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