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대통령 방미와 추억의 사진

2013-05-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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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자(재외한인사회연구소 연구원)

대한민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다. 아시아의 첫 여성 대통령의 방문으로 한반도에 새로운 희망의 날들이 시작되었다. 최근에 세계 곳곳에서 여성지도자들이 그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또한 인정을 받고 있어 매우 부러워 했었다.
한국은 정치권이 바뀔 때 마다 대두되는 남북의 긴장상태, 개인주의 팽배, 사회적 계층간의 불화, 수없이 많은 정치권의 비리, 머리 좋고 똑똑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견 등. 그 막중한 책임을 감당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하늘은 국민이 바라는 염원을 반드시 들어줄 것으로 믿는다 .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문득 까마득한 옛날 일이 떠오른다. 50여년 전, 그때는 정말 어려운 시기였다. 전쟁이 끝나고 불안한 사회, 충분한 직장이 마련될 여유도 없었다. 그래서 모두가 가난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피폐한 삶에 지친 청장년들은 갈 곳이 없었다. 직업을 갖는 것도, 학업을 계속 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에서 고 박정희 대통령의 남다른 의지로 독일에 노동력을 수출하는 계획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청장년들이 앞다투어 광산으로, 병원으로, 공장으로 프로펠러 여객기에 올라 독일로 향하였다.


나도 그 무렵 가톨릭 신부님의 주선으로 1963년, 30여명의 20대 소녀들이 모직기술을 배우는 그룹에 동참하게 되어 독일로 오게 되었다. 간호사나 도예, 자기, 모직 등등의 기술을 배우는 명목으로 우리는 쾰른 인근의 큰 공장 등에 배치되어 기숙사에 기거하며 공장에서 실습을 하고 직업학교에서 독일어와 이론을 공부했다.
올 때는 멋 모르고 왔지만 낯선 땅, 언어, 습관 생소한 상태에서 갖고 온 한국음식도 동이 나고 향수에 눈물 적시던 그 무렵 고 박정희 대통령과 영부인이 독일에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다.쾰른에서 3시간 정도 떨어진 외진 곳에 살던 우리에게도 초청장이 왔다. 우리는 새벽에 버스를 타고 5시간이나 걸려 본에 도착해서 드디어 대통령과 영부인을 만날 수 있었다.

공장의 기술인턴, 광부, 간호보조사 등등을 불러주고 일일이 손잡아 주시던 그 때 그 고마운 마음은 결코 잊지 못하리라.영부인은 고향 맛을 보여 주려고 김치 캔을 준비해 와서 손수 나누어 주고 저서에도 손수 사인을 해서 선물해 주셨다. 대통령과 영부인의 따뜻한 손을 통해 가슴으로 사랑이 전해졌으며 영부인은 우리와 함께 앉아 이런 저런 하소연을 들어 주셨다.

한국의 여성대통령이 미국을 순방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아시아 첫 여성 대통령의 테입을 끊고 우리가 아는 파란 만장한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이제까지 버텨온 끈기와 지혜로 힘차게 새로운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만들어내시길 빈다.
어머니와 같은 가슴으로 서민을 끌어 안고 일선에서 뛰는 최 측근과 1% 미만의 지도자들 뒤에 있는 국민들, 그리고 재외 동포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국정을 잘 펴나가시길 기원한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조국 금수강산에 활기차고 행복한 사람들로 넘쳐나는 나라를 만들어내는 꿈을 이루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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