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제칼럼/ 한국에서 전하는 글

2013-05-0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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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

한국에 와 있다. 협력 회계사들과 손님들을 만나느라 바쁘게 보내고 있다. 여기서 제일 큰 뉴스는 북한 개성공단과 핵 문제.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북한 문제도 급하지만, 경제가 더 큰 문제다.

먹고살기 힘들어 자살하는 비율이 OECD 최고이면서도 1개에 7달러씩 하는 수입 과자를 없어서 못 파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술 로열티를 외국에 퍼주면서도 법인카드로만 룸살롱 접대비를 1년에 1조4,000억원이나 써대는 나라. 6억원 이하는 부동산 양도세를 면제해주겠다는데도 국민들은 그런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하는 참 이상한 나라가 한국이다.


일본은 엔저로 6년 만에 최대 호황이라는데 한국은 죽을 맛이다. 일본은 물이 들어와 배가 뜨는데, 한국은 물이 빠지면서 온갖 오물이 들어나는 꼴이다. 빈부 격차와 계층 갈등이 이렇게 높은데도 잘 돌아가는 한국 사회가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문제들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사는 것이 너무 피곤해서 외면하는 것인지. 하긴 지하철을 타면 반은 졸고 반은 휴대폰으로 ‘아빠, 어디가?’를 보고 있다. 이도저도 아니면 휴대폰을 붙들고 졸든지.

그러면서도 나는 곳곳에서 한국의 발전 가능성을 보았다. 그 중에서 첫째는 수출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와 중소기업들의 피나는 노력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이 살 길은 세계적인 기술력과 특허권을 가진 중소기업을 많이 키우는 것.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같은 대기업의 회계사로 있다가 지난 14년 동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많은 중소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도왔다. 한국의 전체 중소기업 312만 곳 중 수출 기업은 3%도 안 된다. 그들을 늘려야 한국 전체가 산다.

작년에 한국의 무역 규모가 세계 8위로 올라섰지만 일반 국민의 살림살이에서 느끼는 체감 효과는 그게 아니었다. 수출 외형이 아무리 커져도 정작 사회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등 서민 경제에는 별 도움이 안 되었다. 대기업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다. 북한은 리스크지만 수출은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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