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빌 게이츠의 악수

2013-05-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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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덕(롱아일랜드)
우리 한국적 정서로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대통령과 악수하는 것을 ‘결례’라고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도 처음엔 깜짝 놀라 주머니에 넣은 빌게이츠의 손만 쳐다보며 우리나라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의 그를 따가운 시선으로 보았다.
그러나 잠시후, 내 시선이 빌 게이츠의 스마일로 주름잡힌 꾸밈없고 천진스러운 듯한 그의 표정을 읽어가면서 오히려 나의 형식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악수의 인식이 점차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국어사전을 보니, ‘악수는 서양식 예법으로서 친애와 화해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손을 마주 잡는 일, 그리고 협력하고 제휴함’이라 했다.서로 예의를 갖춰 악수는 했지만 악수한 그 손으로 다시 상대방의 뒷통수를 치는 사람들 때문에 악수(惡手)공해가 일어난다.이북도 이제 손에서 핵을 버리고 이남도 이젠,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서로 격식없이 즐겁게 악수(樂手)하라는 암시를 이번 에 빌 게이츠가 던져 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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