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데모꾼과 장사꾼

2013-04-2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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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손 엔지니어

6.25 전쟁이 끝났을 때 우리네 삶은 글자 그대로 참담했다. 먹고 살기에 급급한 때였다. 상이군인들은 열차 안에서 승객들에게 껌을 강제로 팔았고, 전쟁고아들은 구두닦이 통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그 속에서도 힘의 경쟁이 있어 강한 소년들이 제일 분주한 지역을 차지했었고, 약한 자들의 영업처는 한적한 곳이었다.

서울의 상계동은 옛날엔 성북구에 속했었고, 청량리에서 버스를 타면 중량교를 거쳐 태능 입구를 지나, 6.25때 중공군 사령부가 있었던 서울 공대 앞을 거쳐 상계동으로 갔다. 학생들이 다 내리면 정말 하루 노동에 지친 사람들만 버스에 남아 계속 가는 곳이 상계동이었다. 그만큼 삶에 지친 사람들이 살던 곳이다. 이 지역의 주민들이 진보정의당 국회의원을 선출했던 것을 보면 요즘도 상황이 별로 나아진 게 없는 것 같다.

국회의원이라면 선거구의 대표인데, 한국의 경우를 보면 자신과 연고가 없는 곳에서 출마하여 그것도 당선이 되곤 한다. 그 지역의 사정도 모르면서 지역 주민들을 대표하겠다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전략 공천’이라 하여 주민을 위한 선량이 아니라 보스를 위한 선량이 되게 하여 보스에게 충성하게 만든다. 그러니, 공천은 국민들에 의해서 이루어져야한다는 생각이다.


24일의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보면, 그 지역 주민이 아닌 외부 출마자들이 오히려 우세하다.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된 틈을 타서 출마한 사람들을 보니 마치 여우가 외출 나간 틈을 타서 여우 굴을 독차지한 늑대를 보는 느낌이다. 그들이 당선되었다 한들 지역 주민들을 위해 얼마나 일을 할까? 선거구에 계약했던 아파트를 슬그머니 해지하고 이사를 안 간다면 다행이고, 이사를 간다면 서커스단이 공연 끝난 후 짐 싸서 떠나는 꼴이 아니겠는가?서울 시장 나왔다 슬그머니 들어간 후, 대통령에 나왔다 사라졌던 안철수 당선자가 국민의 여망을 어느 정도 이루어줄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러니 마치 약한 구두닦이 소년이 자신의 영업장소를 찾아 정착하듯 그는 국회의원 자리에 그것도 보선으로 정착하려는 것이 아닌가? 자신으로 단일화해서 대권이 자신에게 굴러들어오기를 기대하던 사고방식으로는 북핵 해결을 위한 담대함이 없다.

부친이 의사인 가정에서 부유하게 자랐으니, 노원구 주민들의 마음을 얼마나 알아줄 수 있을까마는 그래도 그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눈치보며 그의 뒤로 줄서려하는 교수 및 정치인들을 보니 권력을 따르는 것인지 황금을 따르는 것인지 헷갈린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에 관한 기사를 종합해보면 혹시나 신기루를 보는 게 아닌가 싶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 의하면 국민들은 구 정치인에게 식상증이 나서 새로운 것을 찾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 공부는 안하고 데모만하다 국회에 들어온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학창시절 학생회장이 되어 반정부 데모를 주동하다 붙들려갔던 그들에 대한 보상이 국회의원자리라면 이제는 멈춰야한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데모만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경제는 없다. 현대차의 생산량 감소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도를 넘어 ‘내 마음대로’가 민주주의로 각인되어있는 상황이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도 편안히 잠자고 외유나 하는 선량들의 뱃심이 부럽다.

최고 경영자들은 정치인보다 더 독재성이 강하다. 임기가 없으니 자기 마음대로 한다. 이러한 사람들이 정치판에 들면 국민과의 소통의 길은 막힌다. MB에게서도 배운 바 아닌가? 이제 데모꾼도 아니며 장사꾼도 아닌 진정한 애국자들이 나와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 그때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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