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억대 부자 정치인과 사회기증

2013-04-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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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3선 시장인 마이클 블름버그는 빌리어내어이다. 그는 사회에 기증을 많이 하고 있다. 얼마 전에 신문을 보니 자기 모교인 존 홉킨스에, 지금까지 다해서 10억 달러를 기증했다고 한다.

뉴욕의 전 주지사인 넬슨 라커펠러도 억대부자였다. 뉴욕에 있는 유엔 빌딩을 지어 유엔에 기증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아주 쉽게 뉴욕 주지사로 5선이나 당선됐었다. 부정이 아니고, 사업을 해서 정식으로 억대부자가 된 미국정치인들은 사회에 기증을 많이 하고 있다.

금년 초에, 한국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됐었지만, 한 달도 못 되어서 김종훈씨는 사임을 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왜 어떤 한인은 한국에서 높은 자리 하나를 얻기 위해 난리를 치고 있는 판에, 왜 그리 좋은 자리인 장관자리를 싫다하고 사표를 내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고 말았을까?듣는 말에 의하면, 한국에서 정치를 하려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해야만 한다는데, 미국시민권을 포기하면 엄청난 경제적인 손실이 있기 때문에, 미국시민권을 포기하는 대신 한국의 장관자리를 포기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미 중앙정보국 활동에 대한 의혹 등을 심하게 질문 받을까봐 두려워서 미리서 사표를 냈었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김종훈 본인은, “한국의 정치권과 관료조직의 변화 저항 세력 및 업계가 자신의 장관임명을 반대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신문을 통해서 해명했다. 김종훈씨도 신문에 보니 뉴저지에서 살고 있는 빌리어내어라고 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빌리어내어는 엄청난 부자인 것이다.

뉴저지 주에는 한인회관이 아직도 없다. 만약 김종훈씨가 뉴저지에 100만 달러짜리 건물을 하나 사서 한인회관으로 사용하라고 기증을 했을 만도 했다. 만약 기증을 했었더라면 장관으로 내정되었을 때 한인들이 엄청나게 성원을 보냈을 것이고, 그리고 한국에 있는 야당의원들까지도 김종훈씨를 장관내정자로서 크게 환영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970년도에 김형욱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 밑에서 중앙정보부장을 하면서 막강한 힘을 발휘했었던 사람이었다. 그가 뉴욕으로 망명 왔었다. 그 당시, 듣는 소문에 의하면, 김형욱씨는, 돈이 얼마나 많았는지, 라스베가스에 가서 하룻밤에 100만 달러를 펐었(잃었)다고 했다. 하룻밤 사이에 100만 달러를 풀(잃을) 수 있을 정도로 돈이 많은 김형욱 씨도 한인사회에는 전연 기부를 하지 않았었다.

그 당시 뉴욕 한인사회에 20만 달러짜리 건물하나 사서 뉴욕 한인사회에 한인회관으로 사용하라고 기증을 했었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김형욱씨가 행방불명이 되었을 때 뉴욕 한인들이 길거리에 나와, “김형욱씨를 찾아내라”고 강하게 데모를 하고도 남았었을 것이다. 김형욱씨가 없어졌을 때, 내 기억으로는 단 한 사람도 김형욱 씨를 찾아내라고 소리내어 외친 사람은 없었다.

미국 내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인 억대부자가 한인회관이나 문화회관 같은 것 하나 지어서 한인사회에 기증을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임상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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