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결혼의 신성성(神聖性)

2013-04-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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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목사)

봄은 결혼의 계절이다. 실제로 4월과 5월이 결혼을 제일 많이 하는 때이다. 얼마나 축복된 계절인가! 결혼은 개인의 기쁨일 뿐이 아니라 가족과 친지와 온 이웃의 경사이다. 결혼을 칭하는 가장 흔한 말이 “결혼은 신성하다”는 말이다. 그 말은 결혼은 하느님의 의지와 계획이 개입된 엄숙한 사건이라는 의미이다.

내 친구인 미국 목사는 결혼식을 주례할 때 이 사람들이 몇 년 동안이나 결혼서약을 지킬까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하였다. 신성한 결혼 예식에서 맹세한 서약이지만 셋 중 한 쌍은 그 약속을 파기하는 가정 파탄의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있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선택되어 짝을 이루고 평생을 동반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신비한 결합이며 주례 성직자는 “하늘이 맺어 주신 거룩한 가정이다.”고 선언한다. 성경은 결혼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만드시고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하셨다.”(창세기 1:18) 결혼은 남녀의 사랑의 결합이란 뜻도 있지만 생육과 번성 곧 인류의 후손을 이어가는 우주의 규칙이기도 하다.

지난 26일 클린턴 전 대통령은 동성결혼을 찬성하는 성명서에 서명하였다. 17년 전 곧 1996년 9월 22일에 그는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성명서에 서명하였던 것이다. 17년 동안에 미국 사회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알 수 있다. 젊은이들 대부분이 동성결혼에 찬성하고 있으므로 이 문제는 앞으로 점점 더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오바마 현 대통령도 찬성이고 전 국무장관 힐러리도 찬성이다.


미국의 38개 주는 반대이나 남은 주들은 찬성이고 이 문제가 어제부터 연방 법원에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한국 내 각 기독교 연합단체에서 동성결혼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이미 1만8천 명이 동성결혼을 하였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지 한 주 뿐이 아니라 국가적인 큰 토론 문제가 되고 있다.

결혼은 정말 신비한 만남이다. 남편의 잠든 얼굴은 다른 모든 남자의 얼굴과 다르며 아내의 음성은 다른 어느 여자의 음성으로도 대치될 수 없다. 그 사람은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다. 결혼이란 약속보다 훨씬 깊은 봉헌이다. 희생이 따르는 약속이므로 그것은 서로를 바치는 행위이다. 아내는 그토록 아름아운 젊음을 바치고, 남편은 그토록 귀중한 자유를 바친다. 이렇게 귀중한 희생은 거룩한 봉헌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결혼은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팀워크(Team-work)를 이루도록 만드신 하나의 거룩한 팀이다. 그러므로 결혼의 성공을 위하여 두 사람은 최대한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좋은 남편은 귀머거리가 되어야 하며, 좋은 아내는 장님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것은 없다. 소크라테스는 “그대가 만일 좋은 아내를 만나면 행복해질 것이요, 나쁜 아내를 만나면 그대는 철학가가 될 것이다”고 하였다. 소크라테스의 아내는 세계 악처에 속하는 여자였는데 어느 날 남편의 머리에 물 한 바가지를 부었다. 소크라테스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우뢰가 친 뒤에는 소나기가 내리는 법”하고 젊잖게 읊었다고 한다.

짧은 시 한 편: 두 사람 사이에 약간의 공간을/ 그래서 하늘 바람이/ 수시로 통과할 수 있게 하시오/ 서로 사랑하오, 그러나/ 사랑으로 매어지지는 마시오/ 사랑을 그대 영혼의 해변에/ 움직이는 조수가 되게 하시오.

부부의 사랑은 얼마큼 자주 만져보았느냐(touch) 하는 것으로 측정되지 않고, 얼마큼 자주 마음의 접촉(reach)이 있느냐 하는 것으로 측정된다. 결혼은 동업자가 되는 것이다. 마음의 준비 없이 결혼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동업자 정신이란 똑같이 책임지고, 똑같이 투자하고, 똑같이 협력하는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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