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희망

2013-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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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구(무술인)

한 나라의 왕이 어떤 학자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영광스럽게도 당신과 함께 이 시대에 살게 해주신데 대해 신께 감사합니다. 내 아들을 당신의 학원에 입학시켜 이 나라를 계승하는데 적합한 인간으로 교육시켜 주실 것을 염원합니다. 그 아들이 왕이 되었다. 왕은 원정을 떠나기 전 자기의 노예들을 다 해방시키고 영토를 전부 팔아버렸다. 사람들은 그에게 말했다. 당신에게 이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왕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 나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 그가 바로 알렉산더대왕이었던 것이다. 알렉산더는 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으로 트로이철학을 익혔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 필립2세 왕의 안목이 대왕을 만들게 된 것이다. 알렉산더는 그리스를 점령한 후 자기가 팔았던 나라 메소포타미아를 다시 정복하고 삼만 오천 명의 정예군을 이끌고 페르시아와 이집트를 정복하고 그의 원정군은 인도의 인더스 강에 이르러 공전의 대제국을 건설했다. 그의 군력은 지혜로운 학자들과 자유를 얻은 지칠 줄 모르는 부하들의 충성심이 제국의 대왕을 마들었던 것이다. 그의 희망찬 말발굽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희망이란 길이와 넓이와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실천의 끈을 잡는 게 문제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 하지만 희망을 잃으면 끝이다. 이 좋은 세상에 한 가지 작은 것이라도 희망의 끈을 잡고 살면 어떨까. 희망을 나눠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나는 오늘도 기도해본다. 희망을 주십시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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