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성매매 온상 이미지 깨야한다

2013-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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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하(사회1팀 기자)

요즘 본보 사회면에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기사가 있다면 단연 ‘한인 성매매 체포’와 관련된 내용이다. 지난 한 주만 보더라도 퀸즈 플러싱 주택가에 버젓이 성매매 업소를 차려놓고 단돈 130달러에 매춘행각을 벌인 30대 한인여성 김모(31)씨가 7일 경찰의 함정단속에 적발됐고, 4일에는 한인 남성 김모(33)씨가 경찰이 미리 심어놓은 여성에게 성매수 의사를 밝히고 돈을 지불했다가 체포됐다. 또 한국 경찰이 뉴욕에서 성매매를 벌이고 있는 정모(27·여)씨를 검거하기 위해 미 국무부에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9일 기사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이처럼 불과 일주일 사이 뉴욕일원에서 성매매에 연루된 한인만 최소 3명에 이른다. 그렇다면 2013년 들어서는 과연 몇 명이나 이 같은 혐의로 쇠고랑을 찼을까?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본보가 보도한 내용을 토대로 한인 체포자를 최근 순서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3월14일 새벽 1시께 맨하탄 한인 김모(24)씨 고급 호텔에서 1,000달러의 성매매를 제시했다가 일반인으로 위장한 경찰에게 체포. ▶3월13일 40대 한인여성 최모씨 맨하탄의 마사지업소에서 200달러 성매매 제안을 수락했다가 체포. ▶3월3일 맨하탄 한인타운 일대 4개 업소 등에서 성매매를 벌이던 김모(39)씨와 오모(34)씨, 김모(44)씨, 이모(40)씨 등 무더기 체포. ▶2월4일 뉴욕일원 여성 신모씨 등을 미시시피주에 공급해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정모씨와 오모(54)씨 등 연방 대배심에 기소. ▶1월2일 맨하탄 54가에 위치한 한인 불법 마사지 업소에서 김모(50)씨와 신모(27)씨, 홍모(44)씨 등 성매매 알선과 무면허 마사지 행위로 체포 등.

2013년이 시작된지 불과 3개월을 조금 넘긴 현 시점에서 본보에 보도된 매춘 혐의의 한인만 15명에 이르고 있다.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은 매춘건수까지 감안한다면 성매매 적발 건수는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성매매는 살인, 강간, 강도, 폭행, 중절도 등 뉴욕시경(NYPD)과 미국의 주요 경찰이 규정한 강력범죄로 처벌되진 않는다. 그래서 보석 없이 풀려나 재판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성매매가 강력 범죄는 아닐지언정 ‘부끄러운’ 범죄임은 틀림없다는 게 우리 모두의 인식이다. 최근 본보에 전화를 걸어온 한인은 “성매매에 한인이 연루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이, 박, 최, 정, 오, 신, 홍... 이들 성씨는 단순히 성매매 용의자들만의 것은 아니다. 이 땅에서 한인 2세들과 더 나아가 3세 아이들까지 함께 쓰고, 또 써야할 성 씨임을 지금도 성매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기억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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