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위안부기림비 건립 제대로 해야

2013-04-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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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인사회에서 위안부 기림조형물 건립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기림비 문구를 둘러싸고 시의회와 한인단체간에 의견이 상반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포트리시의회가 채택한 기림비에 ‘성적봉사(Sexual Services)’라고 새겨진 문구 때문이다.

이에 뉴저지 포트리지역 한인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문제가 불거지게 된 것이다. 문구를 작성한 아맨드 포헨 포트리 시의원은 문제의 문구를 한인단체들이 ‘동의(yes)’ 했다고 주장하며 강제로 끌려간 위안부도 있지만 제 발로 찾아간 위안부도 있다는 망언까지 하고 나서 한인 관련단체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해당 기림비 건립을 추진해온 대포트리한인회와 재미월남참전전우회는 “문제의 문구를 ‘성적 노예(Sexual Slave)’로 바꾸려 했으나 사태가 오히려 확대됐다”면서 사과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기림비를 추진하는 단체들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확실히 취지에 맞게 해야 한다.


올들어 ‘위안부기림비 건립’은 한인사회의 담론처럼 부상하면서 단체마다 기림비 건립에 불이 뜨겁게 달궈졌다. 하지만 본질 보다는 양에 급급하다 보면 이런 불상사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하나를 세우더라도 확실한 의미와 취지하에 올바로 세워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려주었다.

기림비 건립이 인권유린이라는 일본의 역사적 범죄를 전 세계에 알리고 일본으로부터 사실인정, 사과, 나아가서는 배상까지 이르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때 사실이 왜곡된 이번 문구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이 문구를 그대로 둔다면 이런 기림비는 아예 없느니만 못한 것이다.

위안부를 매춘부로 취급할 만큼 역사적의식이 결여된 포핸 시의원의 인식을 바꾸고 잘못된 문구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한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 피해자추모위는 포트리 위안부기림비 문구 및 조형물 디자인 변경을 위한 청원 캠페인에 돌입했고 9일 공개모임을 통해 한인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한다. 이 모임에 많은 한인들이 참여해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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