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기를 넘는 지혜

2013-03-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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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봄이 되면서 우리의 경제에도 낙관적인 경기전망이 잇달아 전해진다. 다우존스산업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미국 전역의 주택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는 부동산 조사업체 코어로직의 통계가 있는 가하면, 소매판매 실적이 5개월만에 최대증가폭을 기록했다는 연방상무부의 발표도 있다.

그러나 낙관만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실생활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려면 전례로 볼 때 시간이 훨씬 더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가 알 것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되는 업소가 분명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안되는 업소는 왜 안되는 것일까? 거기에는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악조건에서 살아남으려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공한 사람들의 전략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극한의 역경속에서 살아남아 영웅으로 떠오른 영국의 유명한 탐험가 어니스트 새클턴의 리더십은 어려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절망이 아닌, 희망의 상징으로 하나의 좋은 표본이 되고 있다.
혹자는 탐험시대 한 영웅의 이야기가 오늘날 경제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처절하고 절박한 순간순간을 과감히 이겨낸 그의 인간승리는 오늘날 정치, 경제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 살아있는 교훈으로 남아있다. 위기에서 지도자(업주)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죽느냐(실패), 사느냐(성공)의 길이 극명하게 갈라지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새클턴은 대원 27명을 데리고 미지의 남극대륙을 향해 인듀어런스(Endurance) 호에 올랐다. 그러나 풍랑에 배가 난파하면서 그 때부터 2년동안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절박한 위기에 놓였었다. 그래도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내 이겨냄으로써 대원 전원이 살아남는 기적을 일구었다.

반면 북쪽의 탐험선 칼럭(Karluk)호도 당시 같은 상황으로 바다에서 배가 난파돼 고립되었다. 그러나 스테팬슨이 단장인 이 배의 대원들은 거짓말과 도둑질로 방향이 바뀌어 결국 얼마 안가 팀 자체가 붕괴되면서 11명의 선장, 승무원 전원이 고립 수 개월 만에 죽음을 맞이했다.

새클턴의 뛰어난 리더십은 첨예한 경쟁과 급격한 변화, 혁신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와 함께 치열한 생존경쟁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오늘날 우리들의 비즈니스 세계에도 접목할 필요가 있는 귀중한 지침이다. 그의 서바이벌 리더십의 정수는 1.궁극적인 목표를 잊지 말라 2.솔선수범의 자세로 조직(가령, 가게)을 이끌어라 3.긍정적인 마인드와 자기확신을 가져라 4.적극적인 자세로 조직을 끊임없이 정비하고 강화하라 5.절대 포기하지 마라 6.기회는 항상 열려 있다 등이다.

한인들 중에는 흔히 “할 만큼 했는데 왜 안 되나?” 하고 좌절 혹은 절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해보지도 않고 절망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대형교회 목사로서 이 시대 뛰어난 정신적 지도자로 알려진 로버트 H. 슐러 박사는 “비즈니스 성공은 어떤 분야이건 지금 내 앞에 놓여있는 상황과 기회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는 자,그리고 남과 차별화된 새로운 계획과 시도, 목표를 실천하는 일에 인색하지 않는 자에게만 주어지게 된다.”고 강조한다.

6.25 전쟁 때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절대 수세에 몰린 상태에서 남북한 모두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 사태를 역전으로 이끌었다. 기원전 218년 전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장군은 로마가 꿈에도 생각 못했던 알프스 산맥을 넘어 공격을 감행하여 대승을 거두었다.

‘위기는 기회’ 라는 말이 있다. 새클턴의 뛰어난 리더십도 위기 중에 발휘되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지금의 경제 불황이야 말로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어 나가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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