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식을 깨는 변화

2013-03-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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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겨울인가 싶더니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하다. 이제 나무에 물이 오르고 싹이 움트는 대자연의 순환이 활발하게 시작될 것이다. 봄은 ‘변화’를 말한다. 계절이 바뀌면서 주변은 탈바꿈을 하고 있는데 우리의 사고는 왜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까. 한인들 중에는 아직도 20, 30년 전 이민 올 때 가져온 사고와 고정관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아 보인다.

하루 빨리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 드넓은 세상을 향해 달려가야 되지 않을까. 변화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이 시대에 존립자체가 어려울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앞에는 당장 얼마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미국의 경제현실이 가파르게 펼쳐져 있다. ‘재정절벽’에 이어 이제는 ‘시퀘스터’라는 유령의 단어들이 우리의 풍요롭던 삶과 여유를 앗아가고 있다. 호황을 누리던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생각지 못하는 재정파탄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이처럼 세상은 우리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마구 달려가고 있다.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제시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국의 저명한 석좌교수 제러미 리프킨은 말한다. ‘이제 세계는 석유라는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제2차 산업혁명시대가 막을 내리고 이제는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최첨단 전자산업과 함께 태양열 에너지 등을 위주로 한 제3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오픈소스와 협력으로 공감하는 인간이 새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경제사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세계 흐름에 대한 그의 예리한 분석과 통찰력은 우리가 현실적으로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예전과 같이 동일한 사고로는 더 이상 앞으로 다가오는 예측불허의 시대를 살아갈 수 없음을 강조한다.

‘변화’ 하면 흔히 지식인들 사이에 사과를 주제로 한 세 가지의 역사적 사건이 회자된다. 세 사건은 모두 생각의 혁신, 상식을 깨는 변화로 인류사에 획을 긋는 결과를 가져 왔다.

첫째는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로 아담이 하나님의 명을 어기고 에덴동산에서 사과를 따먹어 후예인 인류가 평생 고통속에 살게 된 사실, 둘째는 뉴턴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사실, 셋째는 세잔느가 원근법을 무시한 화법으로 평생 사과만을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려 근대 미술사를 여는 계기를 가져온 사실이다. 그는 추상화의 대가인 피카소의 그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또 하나의 사과를 말한다면 애플의 창업주 고 스티브 잡스가 최첨단기기로 세상에 대 혁신을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이 시대 키워드는 ‘혁신’이라는 말이 있다. 고정적인 틀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혁신적인 사고만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음을 말한다.

미국의 유명한 뇌과학자이자 신경경제학과 교수인 그레고리 번스는 세상에서 성공을 거머쥔 사람들을 일명 ‘상식파괴자’라 부르며 이들은 모두 일반적인 통념에서 벗어나 남다른 생각과 판단으로 세상의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창조적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꾼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 소아마비 백신 개발자 조나스 소크, 애니매이션계의 거장 월트 디즈니 등과 같이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위인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남들이 안 된다고 해도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 결국은 해낸 사람들이다.

번스교수는 그의 저서 ‘상식파괴자’를 통해 변화의 시대, 위기의 시대에 창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강조한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라, 실패를 두려워 말라. 고정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라.

다시 말하면 진정한 상식파괴자는 숲속의 오두막에서 살지 않는다. 오늘날의 상식파괴자는 역동적인 사회적 네트워크를 헤쳐 나가며 사고의 전환에서 시작해 타인의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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