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수받는 여성대통령 리더십

2013-02-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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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고대 로마인은 ‘인프라의 아버지’라고 불릴 만큼 인프라를 중시 여겼다. 사람다운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대사업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도시발전을 위해 사회간접자본, 하부구조인 인프라구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로마문명의 위대한 기념비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집트의 피라밋과 로마의 네트워크형 도로망은 현세에 와서까지 칭송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피라밋은 단지 한 개인의 내세를 위한 것이었지만 가도는 사람들의 편리함, 즉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로마의 행정관 대(大) 플리니우스가 그의 저서 ‘박물지’를 통해 피라밋을 쓸모없고 어리석은 과시에 불과하다고 꼬집은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고대 로마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리는 이유는 고국 한국에 여성 박근혜대통령이 새로 취임해 나름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박근헤 대통령이 로마인의 이런 인프라스트럭쳐(Infrastructure)’를 깊이 이해하고 그런 철학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면 그가 공약한 여러 정책들을 얼마든지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고대 로마는 다인종, 다문화, 다종교 사회였다. 그러나 당시 로마의 지도자들은 속주민도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 구석구석까지 하나로 통하는 가도망을 만들었다.

박근혜대통령은 한국의 극심한 빈부차이와 심각한 이념갈등, 세대와 지역간의 치열한 갈등의 복잡한 현실에서 고대 로마의 제후들과 같이 모든 부문에서 국민이 다함께 잘 사는 균등한 공공정책을 편다면 그가 취임사에서 밝힌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얼마든지 이루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일본인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인이야기를 저술하기 위해 만난 한 일본인 정치가가 그녀에게 총리가 되면 무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묻는 질문에 그는 정치지도자가 해야 할 일은 국민 개개인이 저마다 다양한 꿈이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했다.

박근혜대통령은 평소 자신의 삶에서 존경하는 멘토가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1세라고 하였다. 엘리자베스 1세는 파산 위기의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다. 16세기 당시 영국은 매우 혼란스럽고 경제적으로 피폐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 종교갈등, 전쟁, 유럽 본토 열강들의 견제로 혼란기나 다름없었다. 이런 속에서도 여왕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후진국의 영국을 세계 강국인 제국의 반열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박근혜대통령은 여왕이 1593년 의회에서 가진 연설을 마음에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내 시간과 노력, 고민의 대부분이 백성들의 번영과 행복에 집중돼 있다. 지도자로서 백성들의 사랑을 잃는다면 살아도 숨 쉬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행복이 보장되고 국가 미래에 번영이 따르려면 국민들로부터 먼저 사랑받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의 국민들은 이번 박근혜대통령 취임에 기대들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다. 최초의 여성대통령인데다 그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인물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벌써부터 그의 리더십에 불통, 폐쇄, 일방통행이니 하면서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점을 명심해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강인하되 유연한 여성 특유의 리더십을 잘 살려 로마인이 인프라 건설에서 모든 근간을 사람 모두에게 둔 것처럼 국민 모두를 위한 선정으로 퇴임후 꼭 박수받는 대통령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그러려면 여왕이 의회에서 했던 연설이나 퇴임 때 한 일명 다음의 ‘황금연설’을 자주 떠올려 자신을 틈틈이 담금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는 여러분의 사랑을 더 귀중하게 여깁니다. 나를 왕의 지위에 올려놓은 것은 신이지만 여러분의 사랑을 받으며 통치 할 수 있었다는 것을 나는 내 왕관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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