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죽음

2013-02-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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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한익(공인장의사)

하루에 전 세계에서 죽음을 맞는 사람은 150만명이다. 이 문제는 인간이 가진 가장 무거운 문제라서 쉽게 건드리고 싶지 않다. 이에 관한 질문과 답을 찾기 위해 그동안 많은 철학적 논쟁이 있었다. 그 중 서양 철학자들의 생각을 들어보면서 우리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몸이 죽은 후에도 죽지 않는 것이 있을까에 대해 두 가지 관점이 있었다. 하나는 육체와 영혼으로 이루어진 인간이라는 이원론이며, 또 하나는 육체만으로 이루어 졌다는 물질주의이다.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는 정신은 육체와 다른, 초월적 존재라고 했다.


무의식의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것이 꿈과 환상, 공포, 죽음 등이다. 꿈을 꾸고 있는 동안에는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환상도 마찬가지다. 공포를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의식을 잃고 기절해 버린다.
의식이라는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전기선을 뽑아 버리도록 되어 있기도 하지만, 육체보다 의식이 중요하다는 것일 수도 있다. 죽음도 무의식 상태이기 때문에 나쁘다고 볼 수 없다고 한다.

의식 세계에서 단적인 예로, 진. 선. 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피타고라스의 정의, 만유인력의 법칙 등은 진리이며, 착함 그 자체는 의식 속에서만 존재하며, 아름다운 배우는 변해도 아름다움 그 자체는 관념이며, 정신세계에 있기에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비물질적인 존재를 가리키는 용어(Idea, 이데아)를 사용한 플라톤에 의하면, 이들은 경험적인 세상의 일부가 아니며, 완벽한 정의는 일상생활에서 발견 할 수 없지만, 마음속으로는 상상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육체로 부터 멀어질수록 우리의 영혼은 이데아에 더욱 집중하게 되므로, 육체가 욕망의 덩어리로 부터 떨어지는 순간, 영혼은 불멸의 완전한 세계 속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그래서 플라톤은 인생의 목표가 죽음을 연습하는 일, 즉 최대한 스스로를 육체와 격리시키는 거라고 했다.

이에 도달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소크라테스가 내놓은 것은 식욕, 성욕, 쾌락, 고통과 같은 육체적 욕망이 초월적 세계에 도달하는데 방해가 될 뿐이며, 육체의 죽음 뒤에 정신적 영혼은 플라톤의 이데아와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사형선고 후, 독약을 마시고도 편안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절망이 아니라 기쁨을 느꼈다.

죽음을 겪고 나야 최종적인 이탈이 일어나고 완전한 의식 세계로 올라 갈수 있다고 확신 했다. 영혼 불멸설이 죽음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답이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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