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의 ICBM과 미국의 MD

2013-02-0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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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영 전 언론인

핵무기를 가진 북한이 미국의 본토까지 그것을 운반하여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 탄도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미국은 물론, 맹국인 한국, 일본은 패닉상태에 빠져있다. 이 충격의 뉴스는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이 최근 이탈리아 주둔 미군부대를 방문, 장병들에게 연설하면서 언급되었고 지난 17일 뉴욕타임스가 크게 보도하였다.

북한의 ICBM 보유설은 그동안 심심치 않게 누설되었고 작년 한미합동군사훈련으로 한반도긴장이 고조되었을 때도 ‘미국 본토가 우리의 명중 사격권 안에 들어있음을 우리는 숨기지 않는다”고 위협하던 북한에 대해 과장된 엄포쯤으로 국제사회는 치부하고 넘어갔다.

북한 땅에서 오키나와나 괌 등 해외 미군기지나 알래스카가 아닌 미 동부까지 도달 할 수 있으려면 사정거리가 1만km가 넘어야 한다.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1990년대 후반까지 겹친 자연재해와 국제적 고립으로 기아에 허덕이며 다수의 아사자가 나올 만큼 경제난에 허덕이던 북한이 어느새 핵보유국으로 인공위성을 띄우는 우주강국으로, 그리고 세계최강 미국의 심장부를 위협하는 ICBM보유 군사강국으로 변신한 것이다.


지금 ICBM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이란이며 여기에 북한이 추가되었다. 세계열강은 2차 대전까지 대포와 전차 군함과 항공기가 주요 전쟁수단이었으나 전쟁말기 나치독일이 우세한 연합국에 맞서 비대칭무기인 로켓 개발에 명운을 걸었다. 그들은 당시 유도기능이 없는 로켓에 재래식 폭탄을 실어 인구밀집지역인 런던을 향해 날려 보내는 눈먼 무차별 폭격을 감행하였다. 전후 미국과 소련은 독일에서 이 로켓기술을 흡수해 개발 경쟁에 나섰다.

북한은 작년 4월 김일성탄생 100주년 기념 무력시위에서 이번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이른 바 KN-08 대륙간 탄도유도탄 6기를 대형차량에 싣고 선보였다. 북한은 1973년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제1차 중동전에 이집트를 도왔으며 전쟁이 끝난 후 당시 이집트의 낫세르 대통령은 답례로 소련이 준 스커드미사일 2기를 소련 몰래 북한에 선물했다고 한다.

이것을 분해 모방한 것이 북한 미사일개발 역사의 시작이 되었다. 이번 서해에서 건져 올린 은하로켓의 잔해를 분석한 한·미 연구진은 대부분 자체기술로 만들어졌다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하였다.

재정위기에 몰린 미국 정계는 두 달 후 찾아올 국가부도사태를 막기 위해 또다시 힘겨운 정치적 싸움을 벌여야 한다. 버냉키의 표현대로 재정절벽에 빠져 정부지출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면 지금껏 성역시 되던 국방비도 삭감해야 된다.

미국 군부는 다급해졌다. 출로는 MD(미사일방어시스템)뿐이다. 일본에는 이미 첨단장비 X-밴드 베이스를 깔아놓았다. 한국, 호주를 MD에 끌어들여야 막대한 달러가 들어온다. 북한의 ICBM은 미국의 입장에서 MD를 광고하는 더할 나위없는 호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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