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바마 2기의 동북아 정세

2013-01-24 (목)
크게 작게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오바마 2기를 염두에 두고 미사일 발사에 이어 3차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북한은 1기 출범에 맞춰 시행한 2009년 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의 복사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제사회 안전을 담보로 미국의 대북전략의 기선을 잡고자 하는 구태의연한 수법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1기와 마찬가지로 오바마정부가 경제회복과 아프카니스탄, 이라크전의 종결이라는 현안에 올인함으로써 현상유지수준의 대북정책을 견지할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로의 회귀를 기조로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군사력을 집중하고 천안함 사태직후에도 이미 한미군사합동훈련중에 핵군함인 조지 와싱턴으로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을 제압한바 있기 때문이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마저 초긴장상태에서 전투군함을 서해에 주둔시키며 강하게 반발한 것을 보면 결국 동북아 안전을 빌미로 미국은 다시한번 세계최고의 국방력을 과시하며 동북아에서의 군사도전을 억제한 것이다. 특히 북한전지역을 몇분안에 초토화시킬수도 있다고 경고함으로써 중국을 비롯해 동북아 전반의 군사도전을 원천봉쇄한 것이다.


21세기 벽두에서부터 촉발된 동북아의 기류는 지역안보와 평화라는 이상만 존재할뿐 늘 분쟁과 도전의 선상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세계유일파워인 미국에 도전하는 두번째 유일파워인 중국과 세계2위의 경제대국이었던 일본의 야심찬 행보와 녹록치 않는 관록으로 미국을 긴장시키는 러시아가 여전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사회 최대골치거리인 북한이 핵을 빌미로 미국의 동아시아정책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하며 끊임없는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과 일본은 영토분쟁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북한도 오바마 2기의 북한정책을 염두에 두고 다시금 미사일을 발사하는등 동북아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동북아의 새로운 지도자들은 기존의 갈등과 분쟁을 화합과 상생의 리더십으로 전환시키며 보다 다자적이며 다원적인 접근방식으로 자국의 이익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새로운 리더십의 출발과 함께 전개될 동북아의 긴장관계는 전반적으로 미국의 아시아정책과 맞물려 그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미국은 최종적으로 중국의 도전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경제공동협조를 내세울 것이나 중국은 이미 상당한 경제력을 갖춘 상태에서 동북아 지역패권의 선두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려 할 것이다. 무엇보다 시진핑이 북한에 우호적인 것이 앞으로 동북아의 세력균형에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등지면서까지 중국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을 간파한 시진핑이 미국과의 패권다툼에서 불리할때마다 북한 편들기로 자국의 입지를 확고히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또한 궁지에 몰릴때마다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강화하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동북아는 다시금 미국이 친미성향이 강한 한국과 일본을 배수진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을 압박하는 기존의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군사강화로 동북아지역의 패권을 강화하려는 오바마의 복심은 2기에서 경제회복과 더불어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미중경제협력을 통해 중국을 띄워주며 중국의 도전을 차단하는 것이 미국의 동아시아정책의 핵심이다. 그의 곁다리격인 북한은 미중관계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