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방 심리

2013-01-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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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목사)

모방 자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라고 불리는 모방 자살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비롯되었다. 주인공 베르테르가 실연을 당한 후 권총으로 자살하는 내용의 영향을 받은 젊은이들이 주인공처럼 노란 조끼를 입고 흉내 낸 자살을 일컬어 인구에 회자된 말이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모방 자살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하루 평균 42.6명, 일 년에 1만 5,0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다. 특히 유명인이 목숨을 끊은 후 2개월이 지나면 모방 자살자가 600명 이상 발생한다는 기상천외한 통계가 세계를 경악시킨다.


유명인을 흉내 내는 모방자살이 왜 한국에서 유행병처럼 번지는 것일까. 자존감(self-esteem)이 약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긍정적 자존감이 충만할 때 인간답게 살아 갈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반면에 자존감이 취약하면 자기 정체성이 흔들리고 남을 무조건 모방하는 추종 심리가 나타난다.

남을 모방한다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고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렇다면 남을 모방해도 웃음꺼리가 되지 않고 역사에 남는 인물이 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링컨을 통해서 그 비결을 배울 수 있다.

링컨은 어려서부터 가난하고 불우하게 자랐다. 어린 10살의 나이에 어머니 낸시를 잃고, 20살이 되어서는 누이 사라까지 잃었다. 27살 청년이 되어서는 사랑했던 약혼자 앤 러틀리지를 열병으로 갑자기 잃었다. 42살이 되어서는 둘째 아들 에드워드를 53살이 되어서는 셋째 아들 윌리엄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고난과 불행의 연속으로 링컨은 깊은 우울증을 앓았다. 멈추지 않는 우울증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절망감으로 평안하지 않았다. 그는 여러 번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끝까지 끈질기게 살아남아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절대 절망의 상황에서 그를 구한 것이 무엇인가. 두 가지다.
첫째, 희망이다. 그는 어떤 역경 속에서도 역사에 남는 인물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품었다. 인간에게 희망이 있는 한 어떤 역경 속에서도 망하지 않고 거꾸러지지 않는다. 링컨은 이 세상을 놀라게 하는 역사적 인물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차원 높은 희망을 가지고 살았다. 놀랍게도 그 희망이 죽어가던 링컨을 살려내었다.

둘째, 성경을 통하여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는 힘과 지혜를 얻었다. 힘들고 괴로운 때 마다 그는 시편 23편을 묵상하면서 위로를 얻었다. 남북전쟁으로 나라가 어려울 때에는 시편 34편 19-20절을 묵상하면서 힘을 얻었다.

대통령 취임식 날 성경책 한권을 들고 나와 이렇게 고백했다. “이 낡은 성경책은 어머니가 내게 물려주신 것입니다. 이 작은 성경책이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나는 성경 말씀대로 나라를 통치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당신은 리더인가. 이 시대의 탁월한 인물이 되기 원하는가. 긍정적 모방 전략을 통하여 링컨처럼 절망을 희망으로, 고통을 환희로 바꾸는 비결을 터득하라. 내일의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이 시대는 그런 긍정의 리더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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