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청소년 마약문제 심각하다

2013-01-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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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롱아일랜드 명문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마약관련 대규모 학생 징계사건은 자녀를 둔 한인부모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한인학생을 포함, 20여명이 교내에서 마리화나를 거래한 정황이 학교당국에 적발돼 징계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일부학생은 보호관찰 상태이고, 다른 학생은 롱아일랜드와 퀸즈 등의 마약치료 상담기관에 분산 상담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된 한인학생들의 부모와 관련없는 한인부모라도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사건발생 학교가 명문인데다 다수의 학생이 마약거래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내 자녀도 마약에 연루되지 말라는 법이 없음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인부모들은 대개 자녀가 학교에만 가면 안심이고 특히 명문학교에 입학만 하면 아무런 걱정없이 자녀의 학교생활을 무조건 믿으려고 하는 것이 사실이다. 내 자식만은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한인부모들의 보편적 심정이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한인학생들의 부모도 틀림없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받는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연방약물남용정신건강청(SAMHSO)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한인청소년의 마리화나 흡연율이 아시아계중 1위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한인청소년들의 마약복용의 현실 및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한인 관련상담기관들의 우려가 사실임을 보여주는 확실한 조사결과다. 부모들은 한인청소년마약의 실태를 정확히 알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문제가 생겼을 경우 학교 및 상담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로 즉각 대처하는 노력도 절실하다.

한인청소년들의 마약문제는 이제 남의 자녀 문제가 아니다. 내 자식 앞에 놓인 현실이다. 부모의 각별한 관심이 없으면 내 자녀가 언제 마약에 노출될지 모른다. 마약은 중독되면 평생 폐인이 되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부모들이 안심하고 방관할 때 내 자녀는 마약의 늪에 언제고 빠져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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