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긁어 부스럼 만드는 독도 퍼포먼스

2013-01-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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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소장)

지금 백악관에는 독도가 한국 것이라는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물론 일본이 독도가 다께시마고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서명에 대항하는 것이다. 근래에는 구글과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자신들의 지도에 독도가 한국의 땅이라는 것을 빼고 프랑스가 명명한 ‘리안쿠르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전에만 해도 독도라고 표시를 했었는데 말이다.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캠페인이 한국에서만 있다가. 한국에서 광고기획을 하는 분이 뉴욕타임스에 광고를 하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독도 문제가 미국에 이슈화 되었다. 그리고 한인들과 한인단체들도 이러한 퍼포먼스에 목소리를 높이고, 한국의 특파원들이 한국에 기사화 하면서 이 사람들은 영웅이 되었다. 반면에 독도이슈에 대해 로우키를 유지하던 한국정부는 매국노 소리를 듣게 되었다.


결국 이들의 국제 여론화 노력으로 독도는 마침내 국제 분쟁의 이슈가 되어 버렸다. 일본은 더욱더 교묘하게 다께시마를 들고 나오고 구글과 마이크로 소프트사도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다고 프랑스 말로 바위(사실 독도도 원래는 돌섬이었다가, 독섬 그리고 한자로 지명을 넣으면서 독도가 되었다)이라는 뜻의 ‘리안쿠르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독도를 우리 것이라고 한국인들이 온 세상에 떠들고 나서고부터 세계는 오히려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일본이 원하던 독도의 분쟁지역화가 시작되었다.

2007년도 경험에 의하면 ,우리들은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 관련 수많은 정보를 주요 언론사에 계속해서 전달하였다. 그리고 3월 6일 뉴욕타임스가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설을 쓰고 이어서 LA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가 사설을 쓰면서 동력이 만들어지고 미의회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전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개인과 단체들이 백악관 홈페이지에 서명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백악관이 내 놓은 답이 뻔하다는 것을 생각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많은 사람들이 서명을 하면 되는 줄 알고서 말이다.

옛말에 돌팔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데 왜 그렇게 난리를 쳐서 오히려 독도가 국제 분쟁의 이슈가 되게 했을까? 물론 시민들이 여러 가지 사회, 정치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권장할 만한 사항이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등 인류 보편적인 인권의 이슈와 영토분쟁과 같은 민감한 외교 문제는 다른 종류의 사안이다. 영토 분쟁과 같은 사항은 시민 사회와 정부가 긴밀한 협조를 해야 하고, 어떤 행위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 것인가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정밀한 전략을 세워서 일을 해도 성공적으로 일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독도는 한국이 실효지배라는 절대적인 전략적 우위에 있으므로 일본의 주장에 대응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었다. 백악관에 서명을 하면 백악관은 무엇이라 답을 할 것인가? 백악관이 내놓을 답은 뻔하다. “두 나라의 역사적인 분쟁문제에 백악관이 답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두 나라가 잘 알아서 하기 바란다.” 이 말은 독도가 한국이 점유하고 있지만 분쟁지역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부디 커뮤니티의 입장을 모으고 전략적으로 이런 활동을 하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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