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무도 나를 믿지 않았어요”

2012-12-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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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숙 (아스토리아)
내가 아는 철수(가명)아빠에게서 아들 문제로 전화가 왔다. 철수가 울분이 섞인 목소리로 말하기를 “내가 사실대로 말했지만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았어요”
잉크병을 갖고 장난을 치다가 병마개를 열자 튀어나온 액체가 빅토의 눈에 들어가서 막 울기에 빅토의 등을 다독거려주면서 달래고 있었는데 그때 교실로 온 담임교사가 목격하고는 무조건 자신에게 “또 문제 일으켰구나”하면서 야단을 쳐 있었던 일 그대로 말했으나 믿어주지 않더라는 것이다.

천진한 어린 가슴속에 가해진 큰 충격들은 인격형성에 장애를 일으켜 장래의 삶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상처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어린아이가 쓰게 된 억울한 누명과 거짓말쟁이 취급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자문하게 된다.
그 어떠한 이유, 원인으로도 남에게 누명을 씌운 이을 결코 정당화 시킬 수는 없다. 그 다음날 아침 교감에게 용건을 간단히 설명하고 철수를 통해 미리 알고 간 증인들의 이름을 알려주면서 진상규명을 부탁하였다.

결국 사실이 확인되면서 교감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철수에게 다가가 양어깨를 다정히 감싸면서 자신의 한 무릎을 바닥에 꿇고 앉았다. 그리고는 “요즘에는 네가 전혀 그런 일들이 없어서 이제 아주 성실한 아이가 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단다. 앞으로도 계속 착하게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단다. 내 말 잘 알아들었니?” 철수가 활짝 웃으면서 자신감 넘치는 큰 목소리로 “Yes Sir’하는 순간 깊은 안도감으로 감사의 눈물이 솟아나면서 ”오 주님 감사합니다“ 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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