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통령 리더십

2012-12-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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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미국은 아직 누가 뭐래도 세계 최강국이다. 미국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 한 물 갔다’ ‘지는 해다’ ‘미국의 영화는 앞으로 더 이상 없다’ 등등의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군사적으로나 정치, 교육, 다양한 인종과 문화, 최첨단 기술 등 여러가지 면에서 앞설 나라가 없다. 천혜의 비옥하고 광활한 땅, 지하자원도 많지만 무엇보다 나라를 이끌어온 역대대통령들의 위대한 리더십이 빼놓을 수 없는 근간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의 역대대통령은 거의 모두 재임기간 국가의 발전을 위해 사심없이 일하고 임기를 마감한다. 그래서 이들은 특별한 오점 없이는 대부분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 산에 가면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네명이 조각된 일명 ‘큰 바위 얼굴’이 있다. 조지 워싱턴, 토마스 제퍼슨, 에이브라함 링컨, 그리고 디오도어 루즈벨트대통령의 얼굴이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국립공원 내셔날 몰에도 조지 워싱턴, 토마스 제퍼슨, 에이브라함 링컨, 프랭클린 루즈벨트 등 미국의 역대 대통령 네명의 기념관이 있다.


이들이 재임중 국가에 끼친 공로와 업적을 기리면서 후대에 남기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에 이의를 다는 국민들이 미국에는 없다. 한국은 ‘이승만 대통령 동상’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건립 하면 언제나 잡음이 잇따랐던 게 사실이다. 장기집권이나 독재정권 등 반 민주주의 행적으로 부끄러운 역사를 장식했기 때문이다. 다른 역대대통령들 또한 친인척 비리나 부패혐의 등으로 지금까지 단 한명도 재임후 존경받는 대통령이 없다.

오는 19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한국은 지금 후보들이 당선고지를 향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의 TV토론회에서 보니 모두가 상대후보의 흠집잡기에 혈안이었고 빈 공약 남발에다 어떻게든 토론만 잘 넘기려고 하는 말잔치, 이미지 관리에만 온통 신경쓰는 것 같이 보였다. 진정으로 내 한몸 바치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국민을 감동시키는 그런 후보는 보이지 않았다.

국내외 현 상황으로 볼 때 한국은 이제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고 잘못된 실정이 쇄신되며 서민들의 민생고를 해결할 수 있는 특출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깨끗한 도덕성과 진심어린 마음으로 ‘국민’을 기본으로 나라를 다스린 링컨 같은 인물이 절실하다. 확고한 신념으로 뉴딜정책을 실시해 위기의 경제상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루즈벨트, 뉴 프론티어 정신으로 국민의 가슴에 비전을 심어준 존 F. 케네디, 특출한 유머감각으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아 어려운 고비를 헤쳐나간 로널드 레이건 같은 대통령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민이 가장 존경한다는 링컨의 업적이 두고두고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그 자체가 살아있는 리더십’이라고 할 정도로 그의 행적이 언제나 국민들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가 선언한 노예해방은 박애정신이 가져온 인류애의 실현이었다. “국가발전의 기준은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다. 없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주는데 있다.”고 할 만큼 그는 가난한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남북전쟁때 부상병을 위로하기 위해 펜실베니아 게티스버그를 찾아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정부는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소멸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의 명연설은 지금도 살아 움직여 모든 인류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과연 어느 후보가 나라의 미래를 변화시키고 국민들의 가슴에 희망을 심어줄까? 미국 비영리케이블 TV방송 C-SPAN이 제시한 대통령의 리더십 7가지 조건은 1.대중과의 소통 2.위기대처 3.경제정책의 운영능력 4.도덕적 권위 5.국제관계와 외교력 6.의회와의 관계 7.비전제시 등이다. 이번에는 꼭 훌륭한 치적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 국민들 모두가 걱정없이 잘 사는 것을 보고 싶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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