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늦은 비 같은 메시아 탄생

2012-12-10 (월)
크게 작게
최효섭 (아동문학가 / 목사)

예언자 호세아는 메시아(그리스도) 탄생을 이렇게 예언하였다.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그의 나오심은 새벽빛 같이 일정하니 비와 같이 땅을 적시는, 늦은 비와 같이 우리에게 임하시리라.”(호6:2-3) 늦은 비는 기다리는 비이다. 오랜 가뭄 뒤 목 타게 기다리던 단비가 늦은 비이다. 절망했던 농부에게 희망을 다시 일으키고 생명을 선물하는 것이 늦은 비이다. 호세아는 장차 오실 그리스도를 생명의 비로 예언하였다.

뉴욕 브루클린에 엄마 찾지 않는 아이가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본인이 다섯 살이라고 말하고 이름은 호세라고 한다. 부모에 대하여 물어도 아무 것도 모른다. 이 소년은 잘 먹고 잘 놀고 어느 집에 가도 금방 적응한다. 문제는 부모를 찾지 않는 것이다. 사람이 잘 먹고 잘 벌고 건강하다 할지라도 하나님 아버지나 구원이나 영생 같은 것에는 관심도 없고 내가 혼자 무엇이나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문제가 있는 인간이다.


중미 일대에 ‘쿠아트로 오호스’라는 특이한 물고기가 산다. 그들은 눈 네 개를 가진 유일한 생선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눈은 두 개인데 눈알 하나에 렌즈가 두 개씩 붙어있다.(쿠아트로 오호스는 스페인어로 네 개의 눈이라는 뜻) 렌즈 하나는 위를 보게 되어있고 다른 한 렌즈는 아래를 보게 되어있다. 위 렌즈로 먹이를 찾는 동시에 아래 렌즈로는 적을 감시한다. 사람도 땅만 보고 살지 말고 절반은 하늘을 쳐다보아야 한다.

아동문학가 강소천의 명시가 있지 않은가! ‘물 한 모금 머금고 하늘 쳐다보고, 또 한 모금 머금고 구름 쳐다보고’ 병아리가 물 마시는 모습을 신앙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물을 마시려면 아래를 내리 봐야 한다. 그러나 다음 순간 병아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목구멍으로 물을 넘기기 위하여 고개를 쳐드는 것이지만 신앙을 가진 시인은 삶의 절반씩의 노력을 하늘과 구름을 쳐다보는 종교적인 행위로 해석한 것이다.

지평선을 영어로 horizon이라고 하는데 그리스어의 호로스에서 나왔으며 그것은 제한(制限)을 뜻한다. 즉 볼 수 있는 한계를 제한하는 것이 지평선이다. 그런데 우주항공사들이 우주에 들어가서 발견하는 첫 번째 놀라움은 지평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항공사들은 지평선을 두 가지로 구분하여 하나는 ‘감각적 지평선’, 다른 하나는 ‘천체적 지평선’이라고 말한다. 전자는 나의 감각으로 인지(認知)할 수 있는 지평선이며 후자는 하나님의 세계를 믿음으로서만 인지할 수 있는 ‘믿음의 지평선’이다. 이 믿음의 지평선을 영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소망’이다.

폭풍의 날에도 십자가를 바라보는 것, 곧 승리를 내다보는 것이 소망이다. 몹시 고생스런 날에도 낙심하지 않는 것이 소망이다. 육체가 시들어가도 그 영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소망이다. 소망이 확실한 자는 주변의 박수나 칭찬에 흔들리지 않고 예수를 따라 똑바로 달려간다. 내가 선 땅이 돌작밭이라 할지라도 움츠리지 않고 불평하지 않는 것이 소망 중에 사는 사람이다.

아기 예수가 베들레헴에 탄생하셨을 때 하늘에는 천사들의 합창이 울려 퍼졌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누2:14) 평화를 가져올 자로서 오셨음을 천명한 것이다. 예수 자신은 자기의 사명을 이렇게 요약하였다.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심이라.”(누4:18)

크리스마스란 이름으로 모이는 무슨 행사든지 해방자 그리스도에 대한 감사와 축하가 깃들여 있어야 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