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깊어가는 오바마의 고민 ‘중동’

2012-12-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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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

휠체어에 몸을 맡긴 70노구의 이슬람 성직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이 사원에서 새벽기도를 마치고 차에 오르려는 순간, 미사일 표적 공습을 받아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최첨단 무기와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공격이 정확하게 표적을 명중 시켰다. 2004년 3월22일 새벽의 일이었다.

12살 때, 운동중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가 되었음에도 그는 이슬람 신학의 본산인 이집트 아즈하르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그리고는 공립학교의 교사가 되었고 후에는 이슬람 사원의 설교자(이슬람성직자)가 되었다. 1987년 팔레스타인에서 반 이스라엘 봉기(인티파타)가 일어나자 그는 아라파트가 이끄는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 온건노선에 반대하며 무장투쟁 노선의 HAMAS(하마스)를 창설하여 이끌었다.


아랍어로 `열정’을 뜻하는 하마스는 이슬람 국가 건설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투쟁, 지하드 선포 등을 표방한다. 하마스와 세이크 아흐메드 야신은 전 세계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대명사로 일컬어진다. 서방세계는 야신을 과격 무장 테러단체의 우두머리로 부르지만 팔레스타인 주민을 포함한 아랍인들은 그를 존경받는 종교 지도자이자 해방 투쟁가로 추앙하고 있다. 2003년 9월 전투기와 헬기까지 동원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지도자들과 회합중인 야신을 제거하는데 실패했던 이스라엘이 결국에 첨단무기를 동원해서 야신의 목숨을 가져갔다. 혼자서는 몸을 가누지 못해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반 이스라엘 저항 정신을 설파하던 야신의 모습이 팔레스타인들에게 이제는 전설로 남게 되었다.

지난 11월 1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도로를 달리던 차량 한 대를 추적하던 이스라엘 공군의 무인공격기가 자동차 안의 탑승자가 표적임을 확인한 뒤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정확하게 자동차에 명중했으며 차량에 타고 있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군사령관인 아흐마드 알 자바리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주요 인사를 정밀 공격하여 사살하는 최첨단 암살 무기는 무인정찰 및 무인공격기 ‘드론(Dron)’이다. 이스라엘 공군이 보유한 드론은 사람이 타지 않고 무선전파의 유도에 의해서 비행하는 비행기나 헬리콥터 모양 비행체의 총칭이다. 사람이 타지 않고서 조종이 가능해 개발 초기에는 공군기나 고사포의 연습사격에 적기 대신 표적 구실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정찰, 감시 그리고 공격 용도로 사용된다. 드론은 크기가 작은데다 위성을 통한 정밀 조정으로 침투가 쉽고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24시간 정찰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전쟁을 초기에 승부를 내는 데에 중요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의 공동 프로젝트로 십여 년 전부터 특별 예산을 들여서 개발에 온 힘을 쏟아왔다. 미국내 유태인 시민로비단체인 에이팩(AIPAC)의 연례 총회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군참모들이 직접 워싱턴으로 날아와서 이 개발프로그램을 진지하게 설명하곤 한다. (에이팩의 로비로) 미국의 지원으로 이스라엘이 개발한 최첨단 무기인 것이다. 이를 본 따서 지금은 전 세계국가들이 이 무인공격기 개발에 경쟁을 하는 양상이다.

한국 공군도 이스라엘,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에 이어서 세계 제 10번째로 무인공격기 `송골매’를 내 놓았지만 이스라엘의 그것에 비하면 성능이 많이 뒤떨어져서 개발 중에 있다. 무인 공격기 `드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아랍권을 향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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