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헝그리정신

2012-12-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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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헝그리정신으로 자수성가한 여성중 가장 부자는 의류체인점 ‘포에버21(FOREVER21)’를 전 세계에 500개나 갖고 있는 한국계 이민자 장진숙씨다. 그녀는 패션을 전공하거나 돈이 많은 집안의 딸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돈벌이에 나섰으나 제대로 되지 않아 고생만 하다가 남편과 함께 미국 이민길에 올랐다.

이들 부부는 미국에 와서 접시닦이와 청소 등을 닥치는 대로 했다고 한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LA한인타운에 조그마한 옷가게를 열었다. 패션에 대해 아는 바는 없지만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는 아이템을 빠르고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을 구사, 그의 업소는 급속히 성장했다. 첫해 3만 5,000달러였던 매출이 이듬해 70만달러, 지금은 무려 4조 5,000억원(한화)의 판매고를 예상할 정도로 스페인의 자라, 스웨덴의 H&M SPA브랜드 등과 같은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가진 것은 비록 없지만 헝그리정신으로 꿈과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 나가는 것이었다. 이들을 보면 경기가 안 좋다고, 장사가 안 된다고 경기 탓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될 것인가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목표와 방향을 설정해서 열심을 다해 그 길로 나아가는 것이 옳은 일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베스트(BEST), 즉 최고가 되길 원한다면 먼저 베스트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정확하게 이해 할 필요가 있다. 이중 첫 번째 B는 ‘균형(Balance)’을 의미한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두 번째 E는 ‘열정(Enthusiasm)’이다. 이것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인생의 순간마다 필요한 요소이다. 세 번째 S는 ‘집중력(Single-mindedness)’이다. 이것은 매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한 가지 일에 몰두할 수 있는 능력이다. 끝으로 T는 ‘끈기(Tenacity)’이다. 어떤 일이든 끈기를 가지고 인내하면서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에 도달한다.

영국의 전 수상 윈스턴 처칠이 남긴 말 중에 끈기의 힘을 강조한 명구가 있다.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지금 하던 사업에 실패했다고 절망하거나 주저앉아 한숨만 쉴 일이 아니다. 경기가 나쁘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자신의 계획과 목적을 이루려면 더 많이 실패해야 한다는 성공한 사람들의 충고도 있다. 올해 생리의학부문에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인 야마니카 신야 일본 교토대학 교수는 “실패하지 않으면 성공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실패는 큰 기회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실패가 미래의 성공을 거머쥐게 할 것이다."라고 헝그리정신을 강조했다.

실제로 실패를 무기삼아 성공한 거부나 위인들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작고한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스 잡스도 애플을 창업하기 전 아타리와 휴렛팩커드에게 전문대학도 못나왔다는 이유로 입사를 거부당했다. 결국 그는 아이디어를 혼자 실용화 하는데 성공, 창립 첫해에 250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달성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타인의 성공은 꼭 타인의 것만은 아니다. 자신을 얼마나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시키느냐에 따라 나의 것도 될 수 있다.

옛날 키프로스에 피그말리온이라는 조각가가 있었다. 그는 사랑할 만한 아름다운 여인을 만들기 위해 조각을 시작했다. 오랜 기간, 각고의 노력 끝에 빚은 이 조각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그는 사랑에 빠진다. 그래서 아프로디테 여신의 신전을 찾아가 그 조각과의 사랑을 이루게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한다. 마침내 조각의 입술로부터 시작된 온기가 전신에 스며들어 그는 그의 소원대로 그 조각여인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상징적이긴 하지만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강한 집념과 열정, 헝그리정신이 있어야 가능하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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