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물을 찾아드립니다’행사를 마치고

2012-12-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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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의 역사 110년을 맞이하면서 처음으로 여러 분들이 소중히 간직한 보물들과 유산들을 한국이 인정하는 감정가 김선원 선생님을 모시고 역사적인 이야기와 감정가를 알려주고 판매고하고자 하는 분들은 알선해 드리며 문화재청과 여러 박물관에도 소개하며 연구 보존하는데 일원으로 기획하여 뉴욕한국일보사의 특별후원으로 시작한 것이 100년에 처음이라는 샌디의 천재지변으로 온 세상이 마비가 되어 버렸다.

일초가 10분 되고 10분이 한 시간, 한 시간이 하루가 되어 날짜와 시간의 개념이 없어져 버렸다. 뉴욕일대와 뉴저지를 바람과 바닷물이 마음대로 휘둘러 인간이 만들어 놓은 역사적인 흔적들을 마구 짓밟아버렸다. 샌디는 가장 먼저 전류를 마비시켜 암흑의 세계로 만들었으며 모든 교통수단도 또한 마비되었다. 겨우 발전기를 가동하여 판매하는 주유소에는 차들의 행렬이 끝이 보이지 않았고 병원의 정전으로 고층에서 도보로 환자들을 옮겼으며 해변가의 집들은 침수 되고 수백 년의 노송들은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째 뽑혔고, 아름다운 해수욕장은 온데간데없어져 버렸다.

그 외에도 상상할 수 없는 재난들이 일어났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중단시킨 것은 전기라고 볼 수 있어 에디슨이 발명한 전기의 힘을 새삼 고마운 줄을 알 수가 있었다. 그 태풍 속에서도 첫 날 뉴저지 리버사이드 갤러리가 정전이 되어 열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찬바람이 불어대는 몰 입구에 미국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타나 감정의뢰를 하여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지고 온 것은 갓이었다. 이 할머니의 아버지가 한국에 선교사로 있을 시절에 선물을 받은 것인데 이것을 지금까지 고이 간직한 것이다.


이러한 갓이 미국에 온 경위를 듣고 김선원 감정가는 갓의 종류와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며 이 갓은 통역관이 쓰던 갓이라고 하여 갓의 창은 5cm 정도로 가장 짧은 창이었고 모자 상위의 속에 8개의 동그란 꽃과 같은 문양이 있어 통역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사람이 사용하던 갓이라 하여 그 옛날에도 8개 7,6,5,4,3,2개로 급수를 만들어놓아 이조시대의 행정관리를 잘 알 수 있었다.

그 외 뉴욕에서는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친필의 족자가 나왔고 고려시대 고분에서 출토된 청자와 시어머니한테 물려받은 백자항아리, 청동거울, 이조시대 미술 근대그림, 대원군의 글씨 목가구, 일본그림 등을 볼 수가 있었다. 이러한 훌륭한 유물들이 대부분 지하 창고에 보관되어 많이 훼손되고 부서져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이번 행사로 알게 되었다. 수천 불을 주고 구입하였는데 이번 행사로 가짜인 것을 알고 엄청난 실망을 하고 간 사람도 있었고, 별것 아니라고 생각되어 왔는데 진귀한 보물로 판정되어 무척 좋아하는 모습도 있었다. 대원군의 난초그림을 진품이라고 가져왔는데 그것마저도 가짜로 판정되어 또 한 번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래도 이번의 첫 행사로 우리의 유물들이 미국 땅에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이러한 훌륭한 유물들을 고가로 인정받으려면 첫째 보존을 잘하여 흠집이 없어야 하며 두 번째 미술품에 희귀성이 있어야 하며, 셋째로 역사적인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것들은 같은 종류의 것이라도 고가로 인정받을 수가 있다고 한다. 문화의 흐름은 역사요 창조는 예술이라는 최대식 지론으로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문화유산들을 찾아내어 잘 보존하여 이민후세들에게도 잘 간직하게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대식(한미문화유산보존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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