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각하고 감사하자(Think Thank)’

2012-11-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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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주필)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면서 찬바람이 몸속을 파고드니 마음까지 냉랭하다. 삶의 현장마저 힘겹고 가파르다 보니 더욱 더 그런 느낌이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자연히 불평과 불만의 소리밖에 없다. 하지만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고 하였던가. 이 말은 우리의 생활에서 수시로 따라다니는 말이다. 감사가 있는 생활이라야 복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 구절도 있다.
존 탬플턴 목사는 ‘열정’이라는 책에서 감사를 실천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감사의 대상을 찾는 일이다. 두 번째는 좋은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감사하라고 한다. 지혜가 많은 유대인들이 주로 하는 ‘선불감사’를 말한다. 마지막으로는 우리에게 닥친 문제와 해야 할 과제를 보며 감사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기쁘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우리는 나쁜 일이 생기고 또 나쁜 환경과 좋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되면 행복하다는 느낌이 없고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사할 마음이 당연히 없게 된다. 진정한 감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좋을 때 느끼는 행복이나 감사는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이 좋은 일이 있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즐겁고 기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 그러므로 감사는 오히려 조건이 나쁘면 나쁠수록 더 느끼게 마련이다.
청각장애인이었던 발명왕 에디슨은 자신의 장애에 대해 낙심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그는 노년이 됐을 때 고백하기를 “참으로 감사한 것은 내가 젊은 날에 귀머거리가 됨으로써 연구에 몰두할 때 잡음이 들리지 않아 오히려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감사절의 유래를 만든 미국 최초의 청교도들은 ‘생각하고 감사하자(Think Thank)’는 표어를 걸고 개척의 삶을 살았다. 그들은 프리머스항에 도착할 때까지 항해도중 44명을 추위와 기근으로 잃었다. 그래도 그들은 고난 끝에 경작해서 얻은 농작물을 하나님께 먼저 올리고 감사의 제단을 쌓았다. 이 감사의 마음이 미국을 지난 200년간 기름지고 풍요로운 땅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삶이 아무리 버거워도 청교도들은 하루하루 주어진 삶에 진정으로 감사했다.
부를 많이 소유하고 현재의 모습이 성공적이라고 해서 감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족하고 어려운 중에서도 감사 할 줄 아는 마음이 있을 때 감사를 알게 된다. 가정이 없는 사람을 생각하면 가정이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하고 배고픈 이웃을 보게 되면 배불리 먹을 음식이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하며 병든 이들을 생각하면 나의 몸이 건강함에 감사해야 한다. 재난과 전쟁으로 고통당하는 자들을 떠올리면 지금까지 안전하고 평안하게 지내온 것에 감사해야 한다.


감사와 관련해 유대교경전 탈무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만일 다리 한쪽을 잃었다면 하나님께 두 다리를 잃지 않았음을 감사하십시오, 만일 두 다리를 잘렸으면 하나님께 목이 부러지지 않았음을 감사하십시오, 만일 목이 부러져 버렸으면 그 뒤는 결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 갈수 있음을 감사할 테니까요.”
침체된 경기가 언제 회복될 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을 만큼 현실이 너무 어렵다. 사람들의 인심은 점점 더 각박해지고 여유가 없다보니 주변을 생각하거나 돌아볼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나만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일까? 태어나서 지금까지 주위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보살핌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어느 강연에서 “나는 내 삶의 엄청나게 많은 부분이 동료인간들의 수고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고민에 빠집니다. 나는 그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고백했다고 한다. 나의 현재가 주위 많은 사람들로부터 음으로 양으로 받은 은혜에서 나온 것임을 일깨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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