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허리케인과 정치지도자

2012-11-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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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이린이 왔을 때 주민소개령이 내려졌으나 그대로 머물렀으나 아무 일도 없었고, 정전사태만 일주일후 해결됐다. 이번은 아파트 빌딩 창문 너머로 보이는 강물이 강풍으로 방파제를 때리는 낌새가 심상치 않다. 때맞게 BI-LEVEL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방파제를 때린 물이 주차장에 떨어지고 있다 서너 대 앞에 있는 차 부근에 떨어지더니 순식간에 내 차 부근에 떨어진다.

관리사무실에서 준 다른 빌딩 이용가능 파킹스폿을 찾다 십여 분을 허비한 후 결국은 길가에 주차하고 내 아파트로 오니 지하주차장은 수영장으로 되었고 두 대의 고급차가 물에 잠겼고 50여 미터 빌딩의 정문 중간까지 길에 물이 들어오더니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다.

월요일 밤 이래로 정전은 계속되고 운 좋게도 지난 일요일 자동차의 개스는 가득 채워 화요일, 수요일 음식을 먹으러 다닐 수 있었는데 정전으로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는 관계로 우회, 우회 하다 보니 개스소모가 너무 많았다. 거의 모든 주유소가 문을 닫은 이 비상사태에서 나같이 혈혈단신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사람은 초비상시를 위해 부득이 자동차 운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1-2마일 걸어 다녀야 하나 생각하니 막막했다. 샤워를 못한지가 거의 일주일 겨우 고양이 세수, 홈레스가 따로 없다. 토요일 먹기 위해 다시 맨하탄으로, 오늘밤 다시 아파트로 가야하나? 언제나 전기가 들어오고 자동차 기름을 넣을 수 있을까.
일주일이 다 지났는데 이제야 허둥대고 있다. 이런 무능한 사람들이 소위 중요한 요지의 지도자들이라니 이런 무능한 사람들을 뽑아놓은 더 우둔한 시민들. 정전복구가 한국에서라면 이렇게까지 오래 걸렸을까.

정 김(맨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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