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라져 가는 민속명절

2012-11-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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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식(한미문화유산보존회)

우리나라는 600여년의 역사 속에 훌륭한 민속문화가 있지만 현대문명으로 인해 그 문화를 제대로 보존하지 못해 전점 사라지고 있다. 여러 종류의 민속문화 명절 중 아직도 이어져 오는 것은 설과 추석이다. 옛날에는 설과 단오, 추석은 3대 명절로 나라의 큰 잔치였다. 설은 새해 아침 조상님과 어른들에게 예를 올리며 아이들에게 한 해 동안 무사히 지내라고 소리나는 동전을 주었다고 하고, 추석은 그 해를 잘 보내게 해주었다고 조상에 대한 감사인사와 5곡 과일농사에 감사드리는 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단오절은 계절의 중간에 신록이 짙어져가는 5~6월 봉숭아꽃이 활짝 피면 아낙네들과 어린이들이 꽃송이와 잎을 따다 콩콩 찧어서 백반가루를 넣고는 이것을 손톱위에 소복이 올려놓고 아주까리 잎사귀로 풀어지지 않게 챙챙 감아 불편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엉거주춤 들고서는 밤새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하늘을 훨훨 나는 아름다운 선녀가 된 꿈을 꾸기도 하는 명절이다. 이러한 것은 손톱을 아름답게 보이자는 것에 그치는 것도 있지만 사악한 귀신을 멀리 쫓겠다는 벽사의 뜻도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예로부터 귀신은 붉은 빛이나 색상을 싫어하는 속신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신앙을 벽사신앙이라고도 한다.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홀수를 좋아하여 명절을 보면 모두가 홀수이다. 1월1일, 3월1일, 5월5일, 8월15일, 3월3일, 7월7일, 9월9일 이런 날들 중에서 그 가운데 있는 5월5일이 단오절이라 가장 양기가 왕성하여 삼라만상이 부풀어 솟아나는 때이다. 그래서 단오명절이 되면 집안 차례도 올리고 마을 굿을 하고 고장마다 전승되고 있는 갖가지 마을 민속놀이가 성행하였다. 그 중에서 탈놀이는 각 지방마다 다른 형태로 바가지와 종이로 만들어 사람의 희로애락을 극화시켜 만들어 사용하였다. 단오절에는 그네뛰기와 씨름을 들게 되는데 그네뛰기는 여자의 활달한 기상을 보여주며 씨름은 남자의 우람함이 집약되어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단오절은 마음의 선물이라 하여 수릿날이라고도 했다. 이 말은 쑥떡을 해 먹는데 그 모양이 수레바퀴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또는 수리취로 떡을 해먹었기에 수리란 이름이 붙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수리란 고.상.신을 의미하여 지극히 신성한 날이라는 뜻으로 풀이하는 의견이 가장 가깝다고 한다. 단오절에는 온 동네 아이들이 쑥떡과 오만가지 나물과 음식을 반기(소나무로 만든 사각형 그릇)에 담아 집집마다 뛰어다니며 나누어 먹는 그야말로 산사람들의 제사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단오절은 온 동네와 나라 전체의 잔치였다. 단오절은 무더운 여름철을 잘 이겨내라고 옛날 나라 임금님은 미리 부채를 만들어 단오날에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이를 단오선이라고 하였다. 백성들도 웃어른께 합죽선이나 막부채를 만들어 드리면서 시원한 여름지내기를 소망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단오날 궁중이나 사대부 집, 서민들 모두가 마음으로 하는 선물이 단오부채이다.

이제 우리 한인들도 단오절의 단오부채와 같이 이웃간에 서로 사랑하며 우리 문화유산 보조해 힘쓰며 살아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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