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희롱’시각부터 바꿔야

2012-09-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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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직장 내 성희롱 시비가 자칫 법정으로 비화될 기세다. LA 한인타운 ‘뱅크카드 서비스’에서 발생한 케이스로 최근 여성 직원 김모씨가 회사와 회사 대표 및 인사담당 매니저를 상대로 50만달러 성희롱 피해보상 소송을 LA카운티 수피리어 코트에 제기한데 이어 회사 측도 김 씨의 소송내용을 반박하는 한편 회사에겐 책임이 없음을 주장하는 이의제기서를 접수시켰다.

그동안 여러 건의 한인 직장 성희롱 케이스가 고용주의 책임 인정과 함께 법정 밖 합의에 의한 배상으로 마무리된 것에 비해 이번엔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배심원 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법정으로 갈 경우 ‘성희롱’의 기준에 대한 공방이 가열될 것이다.
이번 케이스의 원고 김씨의 변호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인사담당자의 언어적 성희롱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김씨의 주장이 충분한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무엇이 성희롱인가에 대한 인식은 각 개인에 따라 크게 다르다. 한인 직장 내 성희롱 시비가 줄지 않는 요인의 하나는 성희롱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일 것이다. 남성들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농담” 정도로,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한 별 뜻 없는 제스처” 정도로 생각하는 언어나 행동들도 경우에 따라 여성들에겐 견디기 힘든 수치심과 불쾌한 모욕감을 줄 수 있다. 주위에선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우려하는데 정작 본인은 자신이 성희롱 가해자란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음주회식을 근무의 연장으로 간주하는 한국식 직장문화의 후유증일 것이다.

이젠 한인 직장에서도 성희롱에 대한 시각을 좀 더 엄격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노골적이고 상습적인 신체접촉만 성희롱이 아니다. 언어나 시선등 상대가 모욕을 느끼고 근무환경을 불쾌하게 만드는 행위도 성희롱에 해당될 수 있다. 그 차이 구별이 너무 힘들다고 불평할 남성의 경우 “내 아내와 내 딸에게 용납될 수 있는 남성 동료의 농담과 제스처”를 기준 삼으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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