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세습제도

2012-08-2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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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가정법은 안 통한다고 하던가. 그렇지만 한 번 가정을 해본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에게 아들이 있었다’면 이라는 가정이다.

아마 본인이 의지를 보였다면 종신 대통령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 만큼 높은 인기에,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었다. 그런 그였지만 연임을 사양했다. 그리고 은퇴생활에 들어갔다.

초대 대통령이 보인 이 절제의 미덕은 세계 최초의 대통령 중심제 민주체제인 미합중국의 전통이 됐다. 그 조지 워싱턴에게 아들이 있었으면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는 게 적지 않은 역사가들의 지적이다.


독립전쟁 후 조지 워싱턴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총을 들고 싸운 병사들은 그에게 절대적 신뢰를 보냈다. 그래서 한쪽에서 추진 된 것이 그를 왕으로 옹립하자는 움직임이었다.

워싱턴에게 성년이 된 아들이 있었다면 그의 마음도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게 일부 후세 학자들의 이야기다. 후사를 이어갈 아들도 없다. 그래서 그는 초연할 수 있었고 결국 사양의 미덕을 보였다는 것이다.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고 세상이 교회를 걱정한다.” “착한 일을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기독교인이다.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어떻게 기독교인이 그런…’식의 반응과 함께.” 교회가 욕을 먹고 있는 요즘의 세태와 관련해 나돌고 있는 비아냥거림들이다.

무엇이 교회를 욕되게 하고 있는가. 한인 사회의 한 원로 목회자는 네 가지를 지적했다. 교회의 분열, 불투명한 재정관리, 일부 자격미달 목회자, 그리고 세습제도다.

고도 성장기 한국 개신교는 주로 목사 1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해 몸집을 키워왔다. 그러다 보니 성장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개(個)교회 중심주의’가 널리 확산됐다.
그 카리스마의 창립자가 은퇴를 하게 되면서 분파 다툼 등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자 일부에서 ‘안정적으로 교회 리더십을 교체한다’는 명분으로 교회 세습을 합리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세습 1호 대형 한국교회가 서울 충현교회로, 이후 교회를 개인이나 가족의 사유물로 여기는 세습이 공공연히 이루어져온 것이다.

그 폐단을 막는 움직임이 한국 교계일각에서 일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가 교단차원에서 교회세습을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 개정안 초안을 확정한 것으로 발표한 것이다.


교회 세습은 한국 개신교가 사회적 신뢰를 잃게 한 가장 핵심 원인이다. 그런 면에서 감리교의 교회세습 반대 추진은 기대를 받고 있다. 다른 교단들도 최소한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는 것이다.

미주 한인교계에선 아직 공공연한 세습사태 사례는 별반 보고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다. 추한 교회 소유권 싸움이 벌어지고,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는 등?이것이 일부 미주 한인교회의 현 주소다.

교회의 본질을 회복시키려는 자정의 움직임은 미주 교계에서도 일어나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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