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스포츠의 선진화

2012-08-14 (화) 12:00:00
크게 작게
천재가 나타났다. 10여세의 어린 소년이다. 그 어린 소년이 중국대륙의 기계(棋界)를 석권했다. 당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프로 기사가 존재하는 곳은 일본이었다. 그 소식이 일본에도 전해졌다.

일본 프로기사와 대국이 주선됐다. 결과는 소년 기사의 승리였다. 일본기원은 고단 기사를 보냈다. 이노우에 5단이다. 그 때가 1927년으로, 당시 5단은 몇 안 돼 고단자 대우를 받았었다. 그 대국에서도 소년은 승리했다.

일본기계가 발칵 뒤집혔다. 당시는 일본이 전 세계바둑의 종주국 역할을 하던 시절. 그런데 그 일본의 고단자들을 연파하다니. 놀라움과 함께 일본 기계 일각에서는 그 천재소년을 일본으로 데려와 재능을 만개 시켜보자는 움직임도 일었다.


그 움직임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암초에 걸렸다. 당시 일본 정부 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던 것. 그 논리는 이랬다. “외국의 천재를 데려다 훈련시키면 그 천재에게 일본 기사들은 질 것이 아닌가.”

일본기원 관계자들은 이렇게 반박 논리를 폈다고 한다. “맞다. 그 중국 천재소년의 재능이 만개했을 때 일본의 기사들은 전패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천재와 싸워 이기려고 일본 기사들이 연마에 연마를 거듭 할 때 일본 바둑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소년의 일본행은 마침내 허가됐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는 마침내 일본 바둑계를 평정하고 만다. 그 소년은 현대의 기성(棋聖)으로 추앙받는 오청원(吳淸原)이다.

일본이 낳은 또 다른 천재기사 기다니를 비롯해 10 수년에 걸쳐 일본기계의 최고봉들과 10차례의 치수 고치기 10번 기를 모두 승리한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그는 세운다. 그리고 오청원의 활약과 함께 일본은 반세기 이상 바둑종주국으로서 그 높은 위상을 떨쳐왔다.

한국이 신궁(神弓)의 나라로서 위세를 다시 한 번 떨쳤다. 런던올림픽 양궁 여성단체전에서 7연패의 대기록을 세웠다. 개인전에서도 남녀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도전도 만만치 않았다. 불과 1, 2점 차이로 금메달을 지켜낸 것이다.

동시에 한 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양궁 한국인 코치의 해외수출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된 것이다. 괜히 호랑이만 키운다는 주장이다. 그럴 수도 있다. 한국인이 코치로 있는 외국의 선수들이 실력이 여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니까.

그렇지만 속 좁은 주장이 아닐까. 도전이 만만치 않다. 그 도전을 어떻게든 막아내야 한다. 때문에 뼈를 깎는 수련이 요구 된다. 그 과정에서 한국 선수들의 기량은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다. 그리고 스포츠로서 양궁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궁뿐이 아니다.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 코치도 계속 해외로 수출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 스포츠의 선진화를 이루는 길이라는 생각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