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영상 매물홍보’ 인기

2012-05-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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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주인 주연·애완견은 조연

▶ 유튜브·페이스북 등 SNS 활용 하루만 지나도 바이어 관심 폭주 작년 리스팅 건수 7배나 증가

부동산 업계에서도 이제‘비주얼’이 강조되는 시대다. 얼마 전만 해도 리스팅 사진의 중요성이 강조되더니 이제는 동영상 기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요즘 집을 팔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지만 그 중에서도 동영상 촬영이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동영상을 통해 집을 파는데 성공한 셀러나 리스팅 에이전트들은 동영상 홍보 후 반응은 물론 매매가격에도 비교적 만족한다. 최근 유튜브 등 UCC 관련 웹사이트가 보편화되고 있는 반면 매물홍보에 동영상을 활용하는 셀러는 아직까지 드물어 매물 동영상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기대 이상의 결과
애틀랜타 북서부에 거주하는 릭 에버스윅은 매물홍보에 활용할 동영상을 촬영하자는 리스팅 에이전트의 제안에 처음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거기에 동영상 촬영에 집주인이 직접 출연하면 효과가 좋다는 말에 더욱 꺼림칙해졌다. 그래도 집을 팔아야겠기에 반신반의하며 동영상을 제작하자는 리스팅 에이전트의 제안에 결국 응했다.
막상 동영상 촬영을 마치고 나서도 에버스윅 부부의 마음 한 구석은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제작이 완료된 동영상을 친지들에게 돌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개인 소셜 네트웍에 올려달라고 부탁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부부의 부담감을 단숨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동영상이 여러 웹사이트에 오른 후 하루 만에 집을 사겠다는 바이어의 오퍼 연락이 날아들었다. 가격도 팔고 싶어 하던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가격이었다.


부부의 매물 동영상을 친구의 페이스 북을 통해 접하게 된 에이전트가 바이어를 설득해 오퍼를 써낸 것. 부부는 “지금 생각하면 당시 인터넷 반응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던 것 같다”며 “집을 보겠다는 요청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용자 최근 급증
동영상을 활용한 매물홍보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는 셀러가 적기 때문. 매물 동영상이 처음 등장한 시기는 유튜브가 나타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당시에는 제작수준도 초라했고 동영상 작성자나 사용자도 많지 않았다.

2009년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조사에 따르면 리스팅을 홍보하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한 에이전트는 고작 1%에 그쳤다.

지난해 조사에서 역시 리스팅 동영상을 제작한다고 대답한 에이전트는 3%에 불과한 반면 매물 동영상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거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거스를 수 없는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매물 동영상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자 이에 대한 부동산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온라인 리스팅업체 질로우닷컴 측은 질로우닷컴에 올라오는 리스팅 중 동영상을 포함한 리스팅의 숫자가 지난해 한해 동안 무려 7배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질로우 측은 급기야 동영상 제작업체 ‘스튜디오 나우’와 손잡고 에이전트들의 동영상 제작을 유료로 지원하고 있다.

부동산 브로커 타라-니콜 넬슨은 “동영상이야 말로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라며 “인터넷상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콘텐츠가 바로 동영상”이라고 강조했다.


2~3분 정도로 짧아야 좋아… 동네자랑 곁들이면 더 효과


■ 좋은 동영상 촬영 요령
▲되도록 짧게: 동영상 분량은 가급적이면 짧을수록 좋다. 집에 자랑할 것이 아무리 많아도 바이어들이 동영상에 할애하는 시간은 예상 밖으로 짧다. 가장 효과적인 분량은 2~3분으로 이 시간을 넘기면 바이어들은 대개 다른 매물에 클릭을 한다.

▲장면 전환: 한 장면이나 한 장소에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한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도 장시간 강조하면 지루해진다. 만약 동영상에 담고 싶은 내용이 여러 가지라면 분량에 알맞게 시간을 조절해 편집하도록 한다.

▲조명은 최대한 밝게: 동영상 촬영 때 조명을 밝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명이 충분하지 않으면 새 시설도 낡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한다.

▲자랑은 맘 놓고: 수줍은 셀러의 경우 동영상 촬영에 응하더라도 자랑에 인색하기 쉽다. 그러나 이왕 동영상을 촬영할 것이라면 집 자랑을 맘 놓고 한다. 특히 가장 맘에 들거나 자신 있는 집안 시설에 대해서 강조하면 바이어들의 좋은 반응을 얻게 된다.

▲동네 자랑: 집자랑은 물론 동네 자랑도 효과적이다. 친절한 이웃을 소개하거나 유명한 커피샵 또는 베이커리 등을 소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

▲적절한 태그 설정: 인터넷 상에서 클릭수를 높이려면 적절한 태그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일종의 검색어인 태그를 통해 바이어들이 동영상에 접속하기 때문이다. 지역명, 우편번호는 물론 최근 바이어들의 관심사를 태그로 설정하면 클릭수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연락처 반드시 삽입: 동영상 중에 리스팅 에이전트의 연락처를 삽입한다. 에이전트의 전화번호, 웹사이트 주소, 이메일 주소 또는 MLS 번호 등을 삽입해 관심 있는 바이어나 에이전트가 연락할 수 있도록 한다.


■단편 영화·제품사용 지침서처럼
매물 동영상하면 으레 리스팅 에이전트가 주인공이 되어 집안을 보여주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동영상 전문가들에 의하면 에이전트의 등장은 가장 먼저 피해야할 주의사항이다. 대신 집주인이 동영상에 등장하면 바이어들의 호응이 높아진다.

에이전트가 등장할 경우 마치 광고물을 접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반면 집주인이 집을 보여주는 영상물은 바이어들에게 개인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여기서 좀 더 신경을 쓴다면 집 주인이 집을 보여주는 영상에서 벗어나 마치 한 편의 단편 영화와 같은 느낌을 가미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집 주인이 집안 곳곳을 다니는 동안 가족들이 마치 일상생활을 하듯 배경에 등장하도록 연출하는 것. 부인은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아이들은 뒷마당에서 애완견과 함께 뛰어노는 장면이 바이어에게 전달되면 호응도가 높아진다고 전문인들은 조언한다.

동영상에 집주인이 등장해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집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집의 구조가 왜 편리한지 등을 설명하고 수영장 등 여러 시설의 사용 방법 등을 알려주면 바이어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또 집에 애착을 갖게 된 이유, 일종의 ‘영상편지’를 덧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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