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APEC D-100] 주요국 정상 경주로 집결…트럼프·시진핑도 방한에 무게

2025-07-20 (일) 03: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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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일 정상 한자리 모일까…관세협상 등 난제에 李대통령 ‘시험대’ 분석도

▶ 한반도평화 진전 기대감 ‘솔솔’…金총리 필두로 민관 모두 행사준비 ‘잰걸음’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공동 번영을 위한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오는 23일로(이하 한국시간)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10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다자 정상회의다. 계엄사태로 인한 외교 공백을 극복하고 국제사회의 어젠다를 선도하는 국가로서의 입지를 다질 기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이 참석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으로서도 그동안 주장해 온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마음껏 펼쳐 볼 무대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다만 미중 갈등이나 미국발(發) 관세전쟁 등 민감한 외교 사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에게는 이번 정상회의가 하나의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남은 100일간 정교한 외교전략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캐나다, 베트남 등 APEC 회원국 20개국 정상에게 초청 서한을 발송했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21일 "APEC은 경제협력체인 만큼 각국 경제부처나 민간기업 간 논의가 중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정상들의 참석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결국 주최국으로서는 최대한 많은 정상의 방한을 성사시키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동시에 참석한다면 미중 정상이 한자리에서 대면한다는 것만으로도 단숨에 주목도가 높아질 수 있다.

현재로서는 시 주석의 경우 참석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을 만난 자리에서도 "시 주석은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는 게 정 전 주필의 전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아직은 참석 여부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충분히 방한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이를 계기로 한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한미동맹 강화와 양국 간 경제협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어 주목된다.

현재 최대 현안인 양국 관세협상이 향후 100일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이 이슈를 포함해 방위비 문제나 조선산업 협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대화가 진전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비해 이 대통령이 APEC 이전이라도 자주 한미정상회담 기회를 마련하고 양국의 입장을 조율해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 나아가 여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고려하겠다면서 "APEC이 한반도 평화의 테이블이 된다면 얼마나 경사스러운 일이고 그 의미가 빛나겠느냐"라고 언급했다.

다만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북한 초청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실이 아닌) 외교·통일 라인에서 검토할 사안으로 보인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일본의 경우 이 대통령이 취임 14일 만에 한일정상회담을 갖는 등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전날 진행된 참의원 선거 여파 등 일본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복잡한 변수가 더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처럼 급박하게 펼쳐질 릴레이 외교전 외에도 APEC 기간 경주에는 전 세계 기업인과 민간단체 관계자 등이 모여 활발한 교류의 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이 기간 각국 대표단 4천여명에 더해 기업 관계자 등 모두 2만∼3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도 빈틈없는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을 맡아 수시로 경주를 오가며 현장을 점검 중이다.

정상 숙소를 비롯해 실무인력과 기자단이 사용할 시설까지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천년고도' 경주의 문화 콘텐츠를 충실히 활용할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일까지 김 총리가 책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18일 경주에서 'APEC 경제인 행사 추진위원회 제2차 회의'를 열고 정상회의 기간 글로벌 기업 경영자 및 임원 1천700여명이 참여해 진행하는 'APEC CEO 서밋'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등 민간 분야의 발걸음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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