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경 봉안 ‘화룡점정’

2012-04-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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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현대불교, 클레어몬트 대학 기증 불상에 복장식 엄수

▶ 김경호씨 타운서 사경 특강

미주현대불교(발행인 김형근)는 지난 5일 신학교인 클레어몬트 링컨 대학교 도서관에서 복장식을 개최했다.
복장이란 불상 안에 사경, 곡식, 보석 등을 넣고 밀봉하는 것으로 복장을 하지 않은 불상은 불신력이 없어 신앙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불교계에서는 간주된다. 미주현대불교는 지난해 11월 미국 신학교 사상 최초로 이 대학교에 한국의 법인 스님이 특별 제작한 35센티 높이의 소형 동불을 세웠으나 당시 복장물이 준비되지 않아 복장식을 하지 못했었다.

이 학교의 필립 클레이튼 부총장, 코리안 프로젝트 윤길상 교수, 미주현대불교 김형근 발행인, 봉원사 주지 청원 스님 등이 함께한 이날 행사에는 전통사경 기능전승자인 한국의 김경호 사경연구회 회장이 직접 참석해 자신이 2개월간 하루 8시간씩 고려 전통사경 방식으로 금을 사용해 작업해 완성한 두루마기 형식의 금지감니 ‘관세음보살 보문품’(관음경·사진)을 도네이션하고 봉안했다.

김 회장은 이번 복장사경을 두 달간 하루 8시간씩 세 겹으로 붙인 종이에 한글로 쓰는 정성을 기울였다. 가로 450cm, 세로 6cm 크기인 사경 작품에 크기 2~5mm의 글자 3,000자 정도를 적었으며 표지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와 무궁화를 바탕으로 한 태극무궁당초문으로 꾸몄다. 그의 이번 작품은 10만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역대 사경 중 가장 작지만 가장 정치한 작품”이라면서 “후대에 길이 전하여 세계 속에서 한국의 전통사경의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도록 모두 한글로 썼다”고 소개했다.
복장식에 앞서 김 회장의 작품을 본 클레이튼 부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은 한국 예술의 정교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작품을 직접 가지고 온 김 회장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부터 사경을 시작해 35년 경력을 보유한 김 회장은 8일 타운 내 원명사에서 한국의 전통사경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는 “사경의 역사ㆍ문화적 의의가 과소평가 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고려시대 때 국가 차원에서 사경원을 운영하고 원나라에 사경 전문가 100명을 파견했을 만큼 사경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사료였다”는 말로 전통사경 세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는 10월 뉴욕 플러싱 타운홀 갤러리에서 ‘제7회 한국사경연구회원 초대전’을 열어 전통사경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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