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동네 매물 넘친다면…“뭉쳐야 산다”

2012-04-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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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하우스 동시 열면 홍보효과 커 개별 집보다‘좋은 지역’이미지 강조

▶ 도움되는 공동 판매전략

주택경기 불황으로 집 파는 일이 쉽지 않다. 매물 한 채를 파는 데도 수개월씩 걸리는데 만약 한 도로에 매물 여러 채가 동시에 나오면 셀러들의 근심은 커진다. 더군다나 인근에 오래 살아 서로 잘 알고 있는 집주인들끼리 주택 판매 경쟁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부담이다. 하지만 인근에 경쟁 매물이 여럿 있다는 점이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타 지역의 매물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점이 많고 인근 셀러들이 공동으로 활용해 볼만한 독특한 판매 전략도 있다. 인근에 경쟁 매물이 여러 채일 경우 도움이 되는 주택 판매 요령을 소개한다.

■‘뭉쳐야 산다’, 공동 오픈하우스
집 근처에 여러 채의 매물이 한꺼번에 나오면 우선 경쟁대상으로 여겨지기 쉽다. 집을 빨리 팔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우려되기도 한다. 이 경우 결국 ‘승자’가 나오겠지만 잃는 점도 있다. 가격 인하를 통한 경쟁이 대부분으로 집이 팔리더라도 당초 기대했던 것만큼의 금전적 이익을 얻기 힘들다. 인근에 매물이 여러 채라면 불필요한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셀러끼리 협력을 모색해 출혈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셀러간 협력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우선 공동 오픈하우스가 있다. 여러 채의 매물에 대한 오픈하우스를 한 날에 실시하는 것. 공동 오픈하우스를 개최하면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지역을 방문하는 바이어들이 여러 채의 오픈하우스를 동시 방문하도록 유도해 노출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인근 매물의 전단지를 각 오픈하우스마다 비치하면 여러 채의 매물을 동시에 홍보하는 효과도 노리게 된다. 이처럼 셀러 간 협력된 모습을 보이는데 성공하면 지역에 대한 바이어들의 인상도 좋아지게 된다.


같은 길가에 매물 사인이 동시에 여러 개 붙게 되면 ‘이 동네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이 경우 셀러 간 합의를 통해 매물 사인을 동시에 부착하는 대신 번갈아 가며 부착하면 이같은 문제를 피할 수 있다.

■ ‘집보다는 동네를 팔아라’
매물 홍보 때 ‘집’만 강조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바이어들의 트렌드가 집은 물론 집이 위치한 지역의 환경을 더 중시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물 홍보 때 바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지역 정보를 반드시 포함시킨다.
예를 들어 인근에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있다면 매물 홍보 때 반드시 소개하고 이왕이면 전단지에 공원 사진까지 함께 싣는다. 단장이 잘된 공원 사진 등은 바이어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주변 환경까지 매물 홍보에 포함시키면 경쟁 매물에 비해 돋보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주변 환경에 대해 그동안 느껴온 좋은 감정을 바이어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법도 있다. 공식적인 매물 홍보에 지역 정보를 싣는 것 외에도 집을 방문하는 바이어들에게 셀러가 작성한 편지를 전달하는 것. 동네에 이사 오게 된 이유와 그동안의 추억, 이사를 가게 되는 이유 등을 간단한 편지 형식으로 적어 바이어에게 제공하는 것도 경쟁 매물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 ‘항상 보여줘라’
바이어들에게 항상 집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한다. 특히 한 도로변에 나온 매물이 여러 채일 경우 불쑥 찾아오는 바이어들이 잦게 된다. 다른 매물을 보러 왔다가 집 앞에 걸린 매물 사인을 보고 갑자기 집을 보고 싶다고 연락하는 경우다. 바이어들의 갑작스런 방문을 귀찮게 여기지 말고 오히려 집을 팔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바이어들의 ‘집 구경’이 활발한 시간대에는 가능하면 가족 중 한 명이나 리스팅 에이전트가 대기하며 불쑥 찾아오는 바이어들을 위해 문을 열어 줄 수 있도록 대비를 한다. 바이어들이 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집을 파는데 걸리는 시간도 단축된다.

■ ‘축하해 준다’
이웃의 경쟁 매물이 팔리면 ‘배 아파’ 하기보다는 축하해 주도록 한다. 바이어를 놓쳤다는 생각에 아쉬워하지 말고 경쟁해야 할 매물이 하나 줄었다고 생각하면 마음도 훨씬 편해진다. 자기 집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가격을 더 내려야 하나 등의 쓸 데 없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앞으로 집을 파는 일이 더 힘들어진다.
대부분의 경우 집이 안 팔린 이유는 바이어가 해당 매물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경쟁 매물의 조건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이 내놓은 집의 조건을 선호하는 바이어가 나타날 때까지 매물 홍보에 주력하는 편이 주택 판매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

■ ‘항상 변화를 준다’
리스팅 에이전트는 물론 셀러까지도 집을 팔기 위한 모든 노력을 했지만 바이어들의 반응이 없다면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많은 경우 가격을 내려서 바이어들의 주위를 환기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가격 인하에 앞서 몇 가지 시도해 볼만한 좋은 방법들이 있다.
부동산 매물 웹사이트 등에 실린 매물 홍보 문구를 수정하거나 사진을 전면 교체하는 방법 등이다. 최근 교체한 디자인이나 페인트색 등이 있다면 다시 사진 촬영에 나서고 웹사이트에도 올리도록 한다. 전에 보지 못한 문구나 사진에 눈길이 사로 잡혀 연락하는 바이어들을 기대해볼 수 있다.

또 그동안 바이어들의 방문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집을 사겠다고 나서는 바이어가 없었다면 리스팅 에이전트를 통해 바이어 측에 연락해 반응을 살피도록 한다. 바이어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필요할 경우 의견을 반영해 집 단장을 실시하도록 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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