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등? 침체 계속? 5대 이슈 주목하라

2012-01-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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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주택시장 변수들

올해 주택시장의 향방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부터 정부가 주택시장 회복정책을 쏟아내고 있을 만큼 주택시장이 경제회복에 미치는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장기 침체에 마침표를 찍는 해가 될 지 아니면 비관론자들의 우려대로 주택 가격‘트리플 딥’이 찾아올 지가 시장 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시장이 바닥에 한걸음 다가서겠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모습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주택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변수들에 대해 알아본다.


1 소비자 신뢰도와 고용시장
현재 매우 낮은 소비자 신뢰도가 주택시장 회복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요인이다. 주택 구입 여건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개선됐지만 소비자들은 집을 사려고 하지 않는 것이 주택시장의 가장 골칫거리다. 낮은 주택 가격, 낮은 모기지 금리에도 불구하고 미래 고용불안과 주택가격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 탓에 주택 구입에 선뜻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최근 실업률이 대폭 하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택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 높였다. 연방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3년만에 최저 수준인 8.5%를 기록했다.

실업률이 당초 예상치인 8.7%보다도 낮고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자 전문가들은 앞으로 고용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고용시장이 안정을 유지해 갈 경우 올 한해 주택시장의 본격적인 회복도 기대해 볼 만하다.


2 차압매물
차압매물이 올 한해 주택 가격 등락폭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은행에 쌓여가고 있는 차압매물의 처리 속도에 따라 올해 주택 가격 바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 캐피털에 따르면 현재 은행들이 보유한 차압물량은 약 44만채로 파악된다.

현재 차압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모기지가 장기 연체 상태인 이른바 ‘그림자 재고’ 물량도 무려 약 340만채에 달해 주택 가격을 압박중이다.

올해 주택 가격은 전적으로 은행들의 차압매물 처리방식에 달려 있다. 은행 측이 차압매물 처리에 속도를 가할 경우 주택 가격 하락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연방 정부는 차압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임대주택 전환방안은 패니매 등 정부기관 보유의 차압주택을 민간업체 관리 위탁 또는 단체 매각해 저렴한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의 방안이 성공할 경우 과열 양상의 주택 임대시장 안정화와 주택 가격 폭락방지 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융자시장
연방 정부가 주택 융자시장 안정화를 위한 온갖 노력을 퍼붓고 있지만 일반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대출은 여전히 까다로운 것이 현실이다. 현재 정부는 모기지 담보부 증권(MBS) 매입을 통해 모기지 금리 상승을 막는 한편 국책 모기지 은행을 앞세워 주택 대출 보증을 확대하며 주택 융자시장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반면 주택 대출이 여전히 힘든 이유는 은행들의 까다로운 대출심사 규정이 좀처럼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부실 대출’을 막기 위한 은행들이 소득 증명과 관련된 서류를 까다롭게 요구하고 있어 이에 어려움을 겪는 대출 신청인 과거에 비해 많아졌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낮은 감정가’ 관행도 주택 대출을 가로 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4 정부 정책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 역시 올해 주택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대선을 앞두고 있는 올해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은 주택시장에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먼저 기대되는 정책은 ‘3차 양적완화 정책’.

올해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해 안에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양적완화 정책이 실시되면 정부가 약 5,000만~7,500달러 규모의 국채와 모기지 담보부 증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금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모기지 금리의 상승을 막는 등 주택시장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지난해 확대 실시한 ‘재융자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도 올해 주택시장의 관심사다. 주택 대출금이 시세보다 높은 이른바 ‘깡통주택’ 소유주에게도 재융자 기회를 줘 차압위기를 모면하게 해주겠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주 내용이다. 정부는 프로그램 시행을 통해 차압매물로 인한 주택 가격 하락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5 주택 임대시장
최근 주택 임대시장에 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임대 수요가 뜨겁다. 아파트 임대시장 조사기관 레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아파트의 공실률은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5.2%로 떨어졌고 동시에 실질 임대료는 전년보다 약 2.3% 오른 1,009달러를 기록했다.

아파트 등 주택 임대 수요가 늘면서 최근 신규 주택 건축이 증가하고 있지만 주택 수요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주택 구입 여건이 현재보다 더 개선되지 않는 한 주택 구입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오히려 임대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따라서 올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시에 따른 모기지 금리 추이, 고용시장 개선 상황 등에 따라 주택 구입 수요와 임대 수요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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